(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아스널 '1000억' 공격수 카이 하베르치가 '북런던 더비'에서 어린 선수 상대로 몸싸움에서 힘없이 밀려 넘어지면서 조롱을 받았다.
영국 매체 '더선'은 25일(한국시간) "팬들은 아스널 스타 카이 하베르츠가 토트넘 홋스퍼와의 경기에서 어린 아이처럼 보인 순간을 발견했다"라고 보도했다.
아스널은 지난 24알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토트넘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손흥민한테 멀티골을 허용하면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북런던 더비'로 불리는 토트넘과 아스널의 맞대결은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전 세계에서도 가장 치열한 더비 중 하나이다. 두 팀 모두 영국 수도 런던 북부에 위치해 있기에 두 팀 간의 맞대결은 '북런던 더비'로 불리게 됐다. 이번 경기 전까지 북런던 더비는 총 193번 치러졌고, 아스널이 81승 51무 61패로 상대 전적에서 앞서 있다.
이번 더비 매치에서 아스널은 토트넘 상대 3연승을, 토트넘은 연패 탈출을 노렸다. 토트넘은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패했고, 지난 1월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도 0-2로 완패해 설욕에 실패했다. 토트넘은 무승부를 거두며 아스널에게 패배를 설욕하지는 못했지만, 아스널의 연승 기록을 끊어내며, 내년 4월 홈에서 예정된 리그 두 번째 맞대결에서 승리를 노릴 수 있게 됐다.
홈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경기를 시작한 아스널은 전반 26분 상대의 자책골로 선제 득점을 올렸다. 아스널 공격수 부카요 사카의 왼발 감아차기 슈팅이 토트넘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 맞고 굴절돼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행운이 따른 골로 아스널이 앞서가기 시작했지만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경기를 원정을 돌렸다. 전반 42분 제임스 매디슨이 아스널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해 문전 앞에 위치한 손흥민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시도했고, 손흥민이 곧바로 쇄도하며 이를 슈팅으로 밀어 넣으면서 경기 균형을 1-1로 맞췄다.
손흥민과 매디슨의 지속적인 압박과 적극성이 빛난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득점 이후 손가락으로 입술을 가리는 세리머니를 하며 홈구장에서 응원 중인 아스널 팬들을 침묵시켰다.
전반전으로 1-1로 마친 아스널은 후반 9분 또다시 로메로의 실수로 다시 앞서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벤 화이트 슈팅이 로메로 손에 맞았고, 비디오판독(VAR)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 페널티킥을 사카가 대담하게 골문 중앙으로 슈팅하면서 스코어 2-1을 만들었다.
로메로의 실수로 2골이나 내준 토트넘을 구한 건 또 손흥민이었다. 아스널이 골을 터트린지 불과 1분 만에 매디슨이 강한 전방 압박으로 공을 탈취해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찔러줬고, 손흥민이 이를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다시 한번 아스널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이번에는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매디슨과 득점을 축하했다.
이후 양 팀 모두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토트넘과 아스널은 승자를 가리지 못했지만 사이 좋게 승점 1점을 나눠가지면서 6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두 팀 모두 승점 14(4승2무)로 같지만 토트넘(+8)이 득실 차에서 앞서면서 4위, 아스널(+5)이 5위를 차지했다.
한편, 손흥민의 활약을 막지 못해 아쉬운 무승부를 거둔 아스널 팬들은 이날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온 독일 공격수 카이 하베르츠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이날 벤치 명단에 포함된 하베르츠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파비오 비에이라와 교체되면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팬들이 주목한 건 하베르츠가 토트넘 골라인 인근에서 2002년생 세네갈 미드필더 파페 사르한테 힘없이 밀려 넘어지는 장면이었다. 하베르츠는 공을 탈취하게 위해 사르한테 달려 들었지만, 간단한 동작 하나로 하베르츠를 밀어냈을 뿐만 아니라 그라운드에 넘어지게 만들었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장면을 본 한 팬은 SNS을 통해 "여기에서 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단지 21세인 사르가 키 193cm인 하베르츠를 마치 어린아이처럼 만드는 것뿐이다"라고 조롱했다.
다른 팬들도 "하베르츠는 이번 세대에서 가장 재미있는 선수 3위 안에 들게 될 것", "정말 부끄럽다" 등 어린 선수에게 힘없이 밀려나버린 하베르츠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하베르츠가 팬들의 조롱을 받은 이유엔 그의 막대한 이적료가 큰 영향을 끼쳤다. 하베르츠는 새 시즌을 앞두고 여름 이적시장 때 무려 6500만 파운드(약 1063억원)에 영입되면서 첼시를 떠나 아스널 유니폼을 입었다.
거액에 영입된 만큼 아스널 팬들은 하베르츠 활약상에 큰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하베르츠는 입단 후 토트넘전을 포함해 공식전 8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한 개도 올리지 못했다.
지난 4일 3-1 승리로 끝난 리그 4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선 골문 바로 앞에서 어이없는 헛발질로 완벽한 득점 찬스를 놓치며 팬들을 경악하게끔 만들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이적료가 이적료인 만큼 득점 가뭄에 시달리는 하베르츠는 비난과 조롱을 피하지 못했다. 하루빨리 하베르츠가 골맛을 보면서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더 스퍼스 캠프 SNS, PA Wire, AP,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