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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게머리' 조규성, 1골 1도움 '폭발'+득점 4위…미트윌란 2-1 승리 [수페르리가 리뷰]

기사입력 2023.09.25 10:42 / 기사수정 2023.09.25 10:42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치렁치렁한 긴 머리를 '레게머리'로 바꿔 눈길을 끈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이 1골 1도움을 터트리며 2경기 연속골 및 시즌 5호골에 성공했다.

덴마크 수페르리가(1부) 미트윌란에서 뛰고 있는 조규성은 25일(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의 MCH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수페르리가 9라운드 오덴세 BK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6분 페널티킥을 넣더니 후반 추가시간엔 결승포 어시스트까지 기록하며 소속팀의 극적인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6일 8라운드 비보르전에서 헤더 골을 넣으며 득점포를 다시 가동한 조규성은 이날까지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시즌 득점을 5골로 늘리고 리그 득점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트윌란 역시 조규성의 맹활약을 발판 삼아 5경기째 만에 귀중한 승리를 따내며 이번 시즌 4승 2무 3패(승점 14)를 기록하고 12개팀 중 5위에 자리잡았다.

조규성은 이날 4-3-3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다. 미트윌란은 요나스 뢰슬(덴마크)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백4를 왼쪽부터 파울리뉴, 주니뉴(이상 브라질), 마드스 베흐 쇠렌센, 헨리크 달스가르드가 나섰다. 올리버 쇠렌센, 안드레 뢰머(이상 덴마크), 아르민 기고비치(스웨덴)가 중원을 형성했으며 조규성의 왼쪽과 오른쪽을 아람 삼시르(튀르키예), 올라 브린힐드센(노르웨이)가 받쳤다.  



특히 조규성은 이날 경기에서 레게머리로 변신해 화제가 됐다. 조규성은 기존에도 머리를 길러 헤어밴드를 하는 등 멋을 냈으나 이번엔 아예 레게머리로 파격 변신하며 기분 전환에 나섰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미트윌란은 후반 6분 조규성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승기를 잡았다. 원정팀 미드필더 니클라스 무리트센이 핸드볼 파울을 저질렀고,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이 때 조규성이 키커로 나섰다. 볼을 향해 천천히 달려가던 조규성은 마지막에 한 가운데로 강슛을 날려 오른쪽으로 움직인 상대 골키퍼 마르틴 한센을 완전히 제쳤다. 조규성은 득점 뒤 골라인 뒤 팬들 앞으로 달려가 응시하는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조규성은 4라운드 벨레전에서 한 차례 페널티킥을 실축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의 아쉬움을 이날 갚았다.

하지만 미트윌란은 2분 뒤 상대 아이티 공격수 돈 디드손에게 실점했고 승부는 금세 스코어는 1-1이 됐다. 승부가 이대로 1-1로 끝날 것 같은 순간 조규성의 공격포인트가 나오면서 미트윌란이 웃었다.

후반 추가시간 4분이 흐른 뒤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안에서 조규성이 상대 선수와 몸싸움하며 헤더로 페널티지역 중앙에 떨어트렸고 이를 후반 42분 교체로 들어간 브라질 윙어 차를레스가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후반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공중볼 싸움에서 이긴 조규성의 기량이 다시 한 번 빛나는 순간이었다.




이에 따라 조규성은 이번 시즌 수페르리가 공격포인트를 5골 2도움으로 늘리며 수페르리가 득점 랭킹 공동 4위에 올랐다. 알렉산더 린드(실케보르)가 9골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니콜라이 발리스(브뢴뷔)가 7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루니 바르드크지(코펜하겐)이 6골로 3위다. 조규성은 디오고 안토니오 곤살베스(코펜하겐), 파트리크 모르텐센(아르후스)와 함께 5골을 기록 중이다.

이날 경기 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는 조규성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7.8점의 평점을 줬다.

앞서 조규성은 미트윌란 개막전이었던 지난 7월22일 흐비도우레와의 홈 경기에서 헤더골로 데뷔 축포를 터트리고 유럽 무대 순항을 알렸다. 조규성은 수페리르리가에서 선정하는 1라운드 베스트11에 뽑히기도 했다.

이어 7월31일 실케보르와의 홈 경기에서는 페널티지역 안에서 시원한 오른발 대각선 슛을 꽂아넣어 자신이 헤더 외에 발로 넣는 슛에서도 능한 공격수임을 알렸다. 미트윌란도 조규성의 2경기 연속골을 바탕 삼아 2연승을 달렸다.

조규성은 지난달 7일 열린 3라운드 륑비전에서도 3경기 연속골에 성공했으나 팀이 1-4로 대패해 빛이 바랬다.

이후 미트윌란이 치른 수페르리가 4경기 중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 등으로 6라운드를 결장하는 등 고전하며 득점하지 못했고 팀도 어느 덧 수페르리가 12팀 가운데 6위를 오가는 중위권으로 내려왔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예선 최종 플레이오프에서도 폴란드 레기아 바르샤바에 패해 탈락했다.



하지만 A매치에 반전 동력을 찾은 조규성은 소속팀 복귀 뒤 첫 경기인 지난 16일 비보르전에서 장쾌한 헤더골을 터트리며 컨디션이 돌아왔음을 전했다. A매치 웨일스전 및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연속 선발 출전한 그는 특히 사우디전에서 전반 32분 상대가 잘못 걷어낸 볼을 곧장 헤더골로 완성, 1-0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조규성은 득점은 물론 상대 수비진을 농락하며 유럽에서 자신의 기량을 한층 업그레이드 이뤘음을 알렸다.

그리고 그 감각을 고스란히 살려 비보르전에서도 실력 발휘를 마음껏 했다. 이어 일주일 뒤 열린 오덴세전에서도 골 맛을 보면서 팀의 상위권 재진입 발판이 된 것은 물론 득점왕 싸움에 다시 뛰어들었다.

조규성은 수페르리가 초반 활약에 힘입어 빅리그 러브콜도 일찌감치 받고 있다.

피오렌티나와 볼로냐, 제노아 등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 토리노와 중부 로마 사이에 위치한 도시 연고팀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칼치오라인'은 최근 조규성이 제노아와 연결되고 있음을 알렸다.

매체는 "축구에선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며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매치에서 골을 넣은 소식까지 전했다. 이어 "조규성은 스트라이커는 물론 좌우 윙어로도 뛸 수 있다"며 "제노아는 그에게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의 가치가 지금 500만 유로(73억원)를 넘고 미트윌란과 장기 계약을 맺고 있으나 가능한 딜일까. 그렇다"며 조규성의 이탈리아 입성 가능성을 조명했다.



제노아는 1893년 창단, 130년 된 전통의 팀으로 지난 시즌 세리에B에 잠깐 내려갔다고 바로 승격해 이번 시즌 세리에A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 1994년 일본 축구의 한 시대를 대표했던 공격수 미우라 가즈요시가 잠시 임대로 뛰었던 팀이기도 하다.

지난 17일엔 김민재의 전소속팀이자 지난 시즌 세리에A 우승팀 나폴리에 먼저 두 골을 넣는 등 난타전 끝에 2-2로 비겨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제노아가 조규성에 관심을 두는 이유로는 크게 3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덴마크 1부리그에 데뷔하자마자 골 폭풍을 일으키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어서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나전 헤더 멀티골을 터트려 한국 축구사 첫 월드컵 한 경기 두 골 주인공이 된 조규성인 덴마크 진출 첫 골을 머리로 받아넣는 등 체격이 큰 덴마크 선수들 사이를 헤집고 수준급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적응 기간도 필요 없이 2년 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4강에 오른 돌풍의 팀 덴마크 내 최상위 리그에서 인정받다보니 빅리그에서도 곧장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수페르리가 공격수들이 최근 다시 각광을 받는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미트윌란 측면 공격의 핵으로 골결정력도 탁월한 덴마크 21세 이하 대표 구스타브 이삭센은 제노아와 같은 리그인 이탈리아 명문 라치오에 1200만 유로(180억원)에 이적했다. 지금 맨유에서 뛰는 덴마크 공격수 라스무스 회이룬도 덴마크에서 이탈리아 아탈란타를 거쳐 맨유로 간 사례다. 조규성도 이탈리아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게 유럽 축구계 계산이다.



당장 올 겨울 이적은 어렵지만 미트윌란에서 1년을 보내고 난 내년 여름엔 이탈리아 등 빅리그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트윌란은 28일 오전 1시 하부리그 나에스트베드와 덴마크컵을 치른 뒤 30일 오후 10시 리그 최강이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한 FC코펜하겐과의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어 10월9일 오전 1시엔 란데르스FC와 홈 경기를 벌이고 A매치 휴식기를 갖는다. 조규성이 10월 A매치를 위해 한국을 찾을 때까지 얼마나 더 많은 골을 넣을지 지켜볼 일이다.

코펜하겐전에서 득점한다면 그의 가치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미트윌란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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