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또 부상자가 발생했다. KIA 타이거즈 외야진의 한 축을 책임지던 베테랑 최형우가 쓰러졌다.
최형우는 24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난 최형우는 4회말에 안타를 기록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나 세 번째 타석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7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최형우는 고영표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쳤고, KT 2루수 박경수가 한 번에 타구를 잡지 못했다. 그러면서 최형우는 내야안타로 1루를 밟았다.
그런데 1루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KT 1루수 박병호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최형우는 통증 때문에 스스로 몸을 움직이기 어려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급차가 그라운드로 들어왔고, 구장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검사를 진행했다.
구단과 선수 모두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랐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경기 후 KIA 구단 관계자는 "최형우가 왼쪽 쇄골 골절 소견을 받았다. 25일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다"고 최형우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재검진 이후 복귀 시점 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골절인 만큼 남은 시즌 동안 경기에 출전하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형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20경기 428타수 128안타 타율 0.299 17홈런 81타점 OPS 0.884를 기록 중이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2할대 타율에 머무르면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반등에 성공하면서 팀의 5강 경쟁에 힘을 보탰다.
특히 6월과 7월 주춤했던 최형우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능력을 발휘하며 베테랑의 가치를 증명했다. 지난 9일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프로 데뷔 첫 대타 만루홈런으로 홈 팬들을 열광케 하기도 했다.
10개 구단 중에서 경기 수가 가장 많이 남은 KIA는 잔여경기 발표 이후에도 5경기가 우천으로 재편성되면서 10월 중순까지 정규시즌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게다가 주전 외야수 나성범이 19일 LG와의 홈경기 도중 주루 과정에서 부상을 입으면서 우측 햄스트링 손상 진단으로 시즌 아웃을 확정한 상태라 KIA로선 주전 외야수가 두 명이나 빠진 채로 20경기를 치러야 한다. 소크라테스를 비롯해 이창진, 고종욱 등 기존 외야수들의 부담감이 커졌다.
부상자 속출과 더불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발탁된 이의리·최지민·김도영의 공백 등 KIA의 고민이 더 깊어진 가운데, 이날 KIA는 KT에 2-3 1점 차로 패배하면서 61승2무61패(0.500)가 됐다. 롯데 자이언츠가 SSG 랜더스를 8-1로 제압하면서 6위 KIA와 7위 롯데의 격차는 3.5경기 차까지 좁혀졌다.
3회초 앤서니 알포드의 1타점 3루타로 선취점을 허용한 KIA는 8회말 2사 3루에서 상대의 폭투로 1-1 균형을 맞췄지만, 9회초 박경수의 투런포에 일격을 당했다. 그것도 시즌 내내 셋업맨 역할을 했던 임기영이 홈런을 허용한 만큼 충격이 더 컸다.
KIA는 9회말 1사에서 한준수의 2루타 이후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1타점 적시타로 1점 차까지 따라붙었고, 김선빈의 안타로 1사 1·3루의 기회를 마련했다. 하지만 김태군의 뜬공과 오선우의 삼진으로 1점 차를 뒤집지 못하면서 루징시리즈를 받아들여야 했다.
고영표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좌완 에이스' 양현종은 6이닝 6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승패없이 물러났고, 박경수에 홈런을 맞은 임기영은 1⅔이닝 1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KIA는 25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6일~28일 창원 원정에서 NC 다이노스와 4연전(27일 더블헤더)을 갖는다. 29일에는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을 치른 뒤 인천으로 이동해 30일부터 이틀간 SSG 랜더스와 맞붙는다. 쉼 없는 일정 속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