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정범 기자) 농심레드포스 '지우' 정지우 선수가 더 나은 다음 시즌을 보여줄 것을 다짐했다.
최근 엑스포츠뉴스는 농심이스포츠 사무실에서 농심레드포스의 원딜러 '지우' 정지우 선수(이하 지우 선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2023 LCK 서머'에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미래가 기대되는 신예 원딜러로 주목받았다.
그의 첫 'LCK' 시즌 총평은 어떨까. 지우 선수는 "1군에 처음 왔을 때는 못 할까 봐 걱정했는데, 막상 올라와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 나름 만족한다"며 "100점 만점에 70점은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이 말이 현재의 경기력에 만족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는 "'CL'(2군)에 있을 때는 후반 하이퍼캐리 게임을 하더라도 맨 앞에서 이니시 거는 플레이를 많이 했는데, 1군에 오고 나서 그런 걸 못한 게 아쉬웠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생각 이상으로 1군에서 라인전 할 때 반반 가거나 이기는 경우도 있었지만, 2024시즌에는 라인전을 더욱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CL에 비해 정글, 미드, 서폿이 수준이 높아서 힘들었던 부분도 있고, 내가 실수로 죽을 때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도권 없을 때와 있을 때 게임 풀어가는 형식이 너무 다르다"며 "'LCK'가 라인전과 주도권에 미친 리그라고 하는데, 실제로 프로를 해보니깐 라인전에 미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니시도 적극적으로 걸면서 안정감도 있는 원딜러. 그의 플레이 지향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롤모델 이야기가 나왔고, 지우 선수는 "'룰러' 박재혁 선수가 나의 롤모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크림 중이었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평가전은 봤다"며 "룰러 선수의 플레이를 보았을 때 '역시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감탄했다.
최근 지우 선수는 농심레드포스와 계약 연장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게임단 측이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그와 2025년까지 함께 하게 된 사실을 공개한 것.
그는 "회사 측에서 먼저 제의가 왔었다"며 "맨 처음부터 농심에서 시작했기에 팀에 애정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 '2023 LCK 서머' 때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해 같이 해보고 싶은 마음이 많이 컸다"고 전했다.
지우 선수가 2024~2025시즌에 농심레드포스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당연히 '롤드컵' 진출 및 우승. 그는 "농심레드포스 유니폼 입고 못해도 '롤드컵' 8강까진 가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앞서서 70점이라고 평가했던 자신의 경기력을 90점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 다짐했다. 그 정도는 해야 'LCK' 플레이오프 및 '롤드컵' 진출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실질적으로 그 꿈을 이번 시즌에 이룰 수도 있었던 지우 선수와 농심레드포스. 'LCK서머' 플레이오프 티켓 전쟁이 막바지까지 혼전 양상이었기에 1~2승 차이로 많은 것들이 갈렸다. 이에 지우 선수도 그런 부분을 언급했고, 시즌 통틀어 가장 아쉬웠던 경기를 KT롤스터 전(8월 4일 서머 2라운드 경기)으로 꼽았다. 서머 대표 강팀 중 하나였던 KT롤스터 상대로 세트승을 선취했던 경기였는데 아쉽게 매치 패배를 했기 때문.
이와 함께 그는 늘어난 인지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우 선수와 농심레드포스는 이번 'LCK서머'에 여러 재밌는 별명이 생겼다. 농심 선수들을 가족에 비유한 별명과 지우 선수 이름 때문에 생긴 포켓몬 관련 별명이 대표적인 케이스. 지우 선수가 '포켓몬스터' 주인공 한지우와 이름이 같아 같은 팀 서포터 '피터' 정윤수 선수에게 '피터츄'(피터+피카츄)라는 별명이 새롭게 생기기도.
그는 "처음에는 밈과 별명이 어색했는데, 덕분에 프로 선수가 된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며, "별명 덕에 인지도가 많이 증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터 선수는 '피터츄'라는 별명 마음에 들어 하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프로가 된 것을 실감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농심레드포스 PC방. 농심레드포스는 현재 '레드포스 PC 아레나'라는 PC방을 운영 중이다. 그는 "직접 가봤는데 굿즈가 많아서 좋았다. 특히 '카구리'(카레+너구리) 넌 내꺼야'라는 메뉴는 내 의견이 반영되어 만들어진 메뉴인데, 덕분에 내가 농심 소속 프로게이머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인지도가 생긴 것에 대해 주변 반응은 어떨까. 그는 "'너하고 싶은 거 해보라'며 많이 밀어주시긴 했지만, 부모님은 이 정도로 잘 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친구들은 게임하는 걸 알다 보니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지우 선수도 CL 출신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농심 'CL'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그들은 이번 '2023 LCK CL 서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23시즌에 'CL' 멤버들이 'LCK'로 다수 콜업되었음에도 우승을 차지한 것.
그는 "코치분들이 잘 가르쳐 주시는 것 같다"며 "제가 2군에 처음 입문했을 때는 라인전에 대한 가르침을 많이 받았다"며 "그다음 해에는 큰 그림을 보는 법을 배웠다. 실제로 배워보니 제가 아마추어 시절 알던 '롤'하고는 완전 정반대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어 "솔로 랭크에서는 배울 수 없던 바텀라인전 견제 및 디테일, 바텀 2대2 구도, 운영 같은 게 많았다. 제가 솔로 랭크만 했던 시절에는 라인전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한타만 잘하면 된다 생각했는데 라인전도 많이 중요하더라. 정식 프로팀이기 때문에 배울 수 있었던 것들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그만큼 농심 이스포츠 아카데미가 잘 알려준다고 강조한 것.
인터뷰 막바지. 지우 선수는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 인사 및 내년 시즌에 대한 다짐을 팬들에게 전했다.
그는 "팬분들 모두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길 바란다"며 "내년 'LCK 스프링' 시즌 때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는 멘트로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 = 농심레드포스, LCK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