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거미집' 정수정이 한층 더 성장한 연기로 관객을 만난다.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에 출연한 배우 정수정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
정수정은 인기 급상승 중인 신예 배우이자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주연배우 한유림 역을 맡았다.
정수정은 "영화 자체가 너무 다채로워서, 온전히 즐기시면 좋겠고 영화 속 영화에서의 모습이나 말투 연기 등 이런게 신선하지 않나.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매력적인 포인트라 유심히 봐주시면 좋겠다"라며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은 70년대를 다루는 영화로 현대와는 다른 말투를 사용한다. 그는 "대사를 읽을 때 영화 속 영화도 현대 말투로 했다.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감독님이 직접 약간의 시범을 보였다. 그러면서 톤을 하이로, 오버해서 하도록 코칭해 주셨다. 그래도 감이 안 잡혔다. 영상을 찾아보고 코치까지 붙여서 연습을 했다. 호흡법, 말투,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연습했다"고 말했다.
김지운 감독과의 첫 작업에 대해 "감독님은 4~5년 전에 다른 행사에서 뵌 적 있다. 캐스팅하고 싶다고 하셔서 잠깐 나오더라도 당연히 출연을 하고 싶었고, 대본 읽기 전에도 뭐가 됐든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 읽고는 더 하고 싶었고 촬영하면서는 너무 좋았다. 편하고 선배들도, 감독도 편하게 해주시고 놀이터에 가듯 놀러 오라고 해주시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집요하기로 유명한 김지운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집요하다는 것을 몰랐다"라고 웃으며 "감독이라면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집요하다고 느낄만한 건 없었지만, '플랑 세캉스'(롱테이크 촬영 장면, 영화에서 주요 키워드가 된다) 장면을 며칠간 찍었다. 유림이는 비에 젖어있는 장면이다. 비 맞은 강아지처럼 며칠을 찍은 기억이 있다. 그때가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기억하는 긴 촬영 장면이 아닐까 싶다"고 털어놨다.
앞서 송강호는 정수정이 출연한 영화 '애비규환'(2020)을 재밌게 봤다고 밝혔다. 정수정은 "처음 보자마자 '애비규환' 잘 봤다고 해주시더라. 작은 영화까지 다 챙겨보시는구나 놀랐고, 이 작품을 했다는 것에도 칭찬해 주셔서 감사했다"며 "현장에서도 되게 스윗하셨다. 아빠처럼 앉아서 '어 왔어? 이거 먹어' 이렇게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기를 옆에서 하는 걸 보면 놀라웠다. 스크린에서만 보다가 이게 내 두 눈으로 보게 되는 것도 신기하고, 운이 좋구나. 이 자리에 있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걸 즐기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그런 자세로 임했다"며 "연기할 때도 조언을 엄청 해주시지는 않더라. 칭찬해 주시고 긴장할까 봐 격려해 주시는 게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함께 칸 영화제를 참석했을 때도 많은 의지가 됐다며 "칸이 집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정말 익숙하시고 영화제 디너도 대표로 다녀오시고 하는 걸 보니 신기했다. 리드도 해주셨고 많이 알려주셨다. 기립박수받을 땐 손키스를 꼭 하라고 말해주더라. '기자회견할 때는 넌 영어로 해'라고 하셨다"라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아이돌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정수정은 작은 역할부터 천천히 연기 경력을 쌓고 있다. 그는 "(전에 있던 회사가) 큰 회사여서 대본이 들어오거나 오디션 보게 해 자연스럽게 하게 됐는데 할 때부터 재미를 느꼈다"며 연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들이랑 다른 에너지를 같이 쓰는, 한곳에서 쏟아붓는 게 새로운 경험이었고 그때부터 재밌게 하게 됐다. 할수록 재미보다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라. 고민이 많았다. 어떻게 연기 해야할 지, 앞으로 뭘 해야할지 고민할 때 '슬기로운 감빵생활'도 만났고, 현장에서 연극 배우 선배들도 많아서 새로운 경험이 되기도 했다. 진지하게 대하고 뭔가 한단계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인공에 대한 엄청난 욕심이 있지는 않다. 어느 작품이든 캐릭터가 너무 좋으면 하고 싶어진다. 임팩트를 주는 그런 부분에는 욕심이 있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가수 솔로 활동에 대해 "일부러 안한 건 아니고 타이밍이 안맞았던 것이라 생각이 없지 않다"며 "연기와 가수 생활이 너무 달라서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팀으로 해야하는 것을 배웠던 것 같다. 연기를 저 혼자하는 게 아니니까. 춤추는 것도 액션에는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거미집' 이후 작품이 없다며 스스로 "백수"라고 표현한 정수정은 추석 내내 무대인사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그는 "촬영도 없고 저희 가족도 밥 한 번 못먹는 가족이라 일해도 상관없다. 오히려 무대인사가 추석 이벤트인 것 같다"며 "마음껏 가서 웃을 수 있는 영화다. 웃긴 포인트들이 소소하게 있는데 가족들이 추석 때 보면 좋을 것 같다"며 관람을 적극 독려했다.
'거미집'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사진=H&엔터테인먼트, 바른손이앤에이, AP/연합뉴스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