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오정세가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에 참여하며 느낀 남다른 만족감을 털어놓았다.
27일 개봉한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것이라 믿는 김감독(송강호 분)이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다.
극 중 오정세는 톱스타 강호세를 연기했다.
유부남이지만 계속 여배우들과 스캔들이 나는, 자칭 사랑이 많은 바람둥이 강호세는 영화 속 영화에서 젊은 여공 유림(정수정 분)과 바람나는 공장 사장 역으로, 자신의 현실과 영화 내용이 겹치는 통에 혼란에 빠진다. 단순하고 눈치는 없지만 여린 심성의 소유자로, 촬영보다 유림의 건강을 더 걱정한다.
오정세는 개봉 전 진행된 '거미집' 인터뷰를 통해 "호세라는 인물로 잘 서 있자는 생각이었다. 그러고 나니 그 다음부터 (극 안으로) 들어가서 노는 것은 어렵지 않더라. 각자가 다들 자기 자리에서 '어떻게 놀아야지'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호세를 연기하는 톤에 대한 고민도 했다.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연기를 하는데, 보는 사람에게는 '발연기'로 보이는 영상 클립을 찾아봤다. 그렇게 호세도 연기를 못하는 인물로 잡아볼까 생각했는데, 제가 본 영상 클립의 느낌대로 구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더라"고 얘기했다.
이어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니까, 지금과는 다른 그 때의 유쾌한 말투나 음성과 호흡을 잘 살려보려고 하면서 호세라는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오정세는 자신에게 있어 '거미집'은 '영화적인 느낌', '낭만'이라는 단어가 많이 떠올려지는 작품이었다고 돌아봤다.
오정세는 "급하게 가는 영화 현장이 아니라, 촬영장 안에서는 또 열심히 달렸겠지만 제가 갔을때의 정서는 안정감이 있고 여유가 있는 모습이었다"고 차분하게 되새겼다.
여기에는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를 향한 믿음과 애정의 마음이 바탕에 자리하고 있었다.
오정세는 "'거미집'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봐 왔던 김지운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님에 대한 로망이 담겨 있는 영화다. 늘 저 분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고, 호세라는 인물을 통해 같은 공간 안에서 플레이하고 싶다는 그런 마음이었다. 현장에서도 감독님이 '믿고 따라와'라는 느낌을 주셔서, 정말 그대로 믿고 갔다"며 웃어 보였다.
오정세는 현재 공개된 작품들을 포함해 드라마 '스위트홈 시즌2', '이재, 곧 죽습니다', '폭싹 속았수다', 'Mr. 플랑크톤'까지 수많은 차기작 계획을 알리며 연예계의 대표적인 다작 배우로 주목 받기도 했다.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인 오정세는 "코로나19 때문에 이전에 찍어뒀던 작품들이 지금 공개되는 것도 있고, 짧게 등장하는 작품들도 있다. 여러가지 인연으로 작품을 많이 하게 됐는데, 사정상 일정 같은 것이 맞지 않으면 정중히 거절하기도 한다"고 쑥스러워하면서 "제가 선택한 것들이기에 그것에서 오는 힘듦이나 스트레스는 없다"고 앞으로도 꾸준히 연기에 매진해 나갈 뜻을 밝혔다.
사진 = 바른손이앤에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