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생활을 청산하고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한 특급 공격수 해리 케인이 아스널 레전드 티에리 앙리, 리버풀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와 인터뷰에서 '놀림'을 당했다.
뮌헨에서의 붉은색 유니폼이 화제였다. 앙리와 캐러거는 촌철살인 조롱을 쏘아댔고, 케인도 개그감으로 맏아쳤다.
케인은 2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조 1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42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며 1골 1도움을 올리고 뮌헨의 4-3 난타전 끝 승리에 기여했다.
케인은 이후 미국에서 챔피언스리그를 중계하는 'CBS 스포츠'와 방송 인터뷰를 했는데 같은 회사 동영상 채널 'CBS 스포츠 골라쪼(CBS Sports Golazo)'가 같은 날 뮌헨-맨유전 뒤 화상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아스널 역대 최다 득점자 앙리와 리버풀 '원클럽맨' 캐러거가 케인과 대화하기 위해 앞에 섰다.
앙리는 케인을 보자마자 "빨강-하양 유니폼이 잘 어울린다"며 농담을 건넸다.
뮌헨 유니폼도 빨간색과 하얀색의 조합이지만, 앙리가 뛰었던 아스널 유니폼도 빨간색과 하얀색의 조합이었기 때문이다. 아스널의 영원한 라이벌로 전쟁 같은 북런던 더비를 치르는 친정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유소년 시절 포함 20년간 뛰었던 케인이 이런 농담을 이해하지 못할 수가 없었다.
앙리의 농담 이후 패널들과 케인은 '빵' 터졌다.
이어 앙리는 "이번 주말 아주 큰 경기가 있다"며 오는 24일 오후 10시 벌어질 '북런던 더비(아스널과 토트넘 간의 더비경기)'를 암시했고 케인에게 어떤 팀이 이길 것 같은지 물었다.
케인은 고민도 하지 않고 "당연히 토트넘이 이긴다"며 친정팀의 승리를 예견했다. 케인은 이어 "(북런던 더비)끝나고 연락하겠다. 누가 옳았는지 그때 확인해보자"며 앙리에게 장난스러운 '도전장'을 건넸다.
캐러거도 케인을 골탕먹였다. 그는 먼저 케인에게 독일 분데스리가는 어떤지 물어보았다. 케인은 "경기 속도가 높아 굉장히 인상적"이라며 짧은 분데스리가 경험담을 소개했다. 이어 "아직 (뮌헨에) 적응 중이고 팀에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며 뮌헨 생활도 행복하다고 알렸다.
캐러거는 그러더니 케인에게 독일어로 "피엘 귈룩 인 뮌헨!(Viel glück in München)"라고 말했다. 뮌헨에서 행운을 빈다는 독일어였으나 이제 독일어 수업을 시작한 케인이 이를 알아들을 리가 없다. 케인은 알아듣지 못해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고 이에 앙리와 캐러거가 다시 한 번 웃음을 터트렸다.
케인도 '예능감'을 선보였다. 캐러거가 "앙리와 케인 둘 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걸출한 활약을 뽐낸 전설적인 스트라이커"라며 케인에게 본인과 앙리 중 누가 더 우위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에 케인은 장난스레 이어폰을 빼고 "즐거운 인터뷰였습니다"하며 자리를 피했다.
케인과의 기자회견이 종료된 후 캐러거는 "만약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를 (케인이) 우승한다면 나는 (앙리와 케인 중) 케인을 뽑을 것"이라며 답을 내놨다.
앙리는 아스널에서 커리어 통산 8시즌을 뛰었지만 단 한번도 '빅이어(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적이 없다. 앙리 또한 "(아스널과 토트넘 사이의) 라이벌 감정을 배제하고 본다면 단연 케인이 최고"라며 "그가 패스하고 골을 생산하는 능력은 놀라울 따름"이라며 라이벌 팀 레전드를 칭찬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213골을 기록한 케인은 앨런 시어러(260골)에 이어 역대 최다 득점자 2위에 올라 있다.
잉글랜드가 자랑하는 역대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11살때부터 20년동안 토트넘에 헌신한 열정적인 선수이기도 했다. 케인은 토트넘에서 공식전 420경기 280골을 넣으며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됐다. 지난 여름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뮌헨으로 이적했다.
팬들은 영상을 보고 "케인이 독일 가더니 영어 실력이 늘었다"며 원래부터 영어 발음이 좋지 않기로 유명한 케인이 독일에 가서 아이러니하게도 발음이 좋아지자 이를 놀리는 듯한 반응을 남기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