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결국 또 패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1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경기에서 3골을 넣고도 4골을 내주며 고배를 마셨다.
프리미어리그 2연패에 이은 공식전 3연패다.
더욱 아쉬운 점은 해당 경기가 3-3으로 끝났을 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뮌헨 첫 골이 맨유의 수문장 안드레 오나나의 실수에 의한 실점이기 때문이다. 전반 28분 리로이 자네의 다소 평범해 보이는 슈팅을 오나나가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뮌헨은 웃었고 오나나는 그대로 넘어지며 자책했다.
에릭 턴 하흐 맨유 감독은 21일(한국시간) 경기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해당 실점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우리가 훨씬 더 잘한 경기였지만 안드레(오나나)는 너무 간단한 실수를 범했다"며 오나나가 저지른 실수에 대한 변호를 하진 않았다.
다만 "해당 실점은 오나나 뿐만 아니라 수비진 모두의 문제"라며 "(골을 성공한 르로이)자네가 그렇게 쉽게 침투하게 내버려둬선 안 됐다. 선수단 전체에 결연함이 부족했다"고 질책했다.
해당 골은 해리 케인이 페널티박스 왼쪽 바깥에서 잡은 공을 멀리서부터 달려 들어오던 윙어 자네에게 연결, 이를 슛으로 연결하면서 나왔다. 오나나 정면으로 온 공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으나 공을 제대로 쳐내지 못해 허망한 첫 실점을 내줬다.
오나나는 실점 이후 경기장에 한참을 엎드려 자신의 잘못을 통렬하게 반성했다.
턴 하흐 감독은 오나나가 실수를 범한 뒤 라커룸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냐는 질문에 "매우 힘들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발전할 여지를 주기 때문에) 아주 좋은 점이다. 그러나 자네를 막지 못한 것은 오나나뿐이 아니다"며 애제자를 위로했다.
또한 오나나가 뮌헨전 전 기자회견에서 "(맨유에서 자신의) 시작이 좋지 못하다"고 발언했던 내용에 대해 "오나나의 책임감이 돋보이는 발언이었다. 높은 수준에 도달한 선수들끼리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본인 뿐 아니라 팀 전체 경기력도 향상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나나가 팀에게 도움을 주듯, 팀 또한 오나나에게 도움을 줘야한다"며 오나나를 응원했다. 둘은 이미 아약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턴 하흐 감독은 "중요한 점은 실수를 필요 이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고 밝히며 "(오나나는) 후반전에는 좋은 선방을 보여줬다. 그는 아주 중요한 선수"라고 변호했다.
오나나도 회견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도망가지 않았다.
그는 "내가 (저지른 실수 때문에) 팀을 실망시켰다. 나 때문에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실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 맨유팬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한 팬은 인터뷰 영상 댓글에서 "모처럼 실수를 인정하는 선수를 본 것 같다. 그를 응원한다"고 했다.
한편 턴 하흐 감독은 수비적인 문제가 잦은 현 상황이 부상 때문인지, 팀의 정신력 문제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둘 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맨유는 뮌헨과의 경기에서 패했고, 같은 A조에 속한 튀르키예 강호 갈라타사라이와 덴마크 명문 코펜하겐이 같은 날 비겨 꼴찌로 내려앉았다. 다만 리그에서 제대로 공격 한번 해보지 못하고 2골 차 이상으로 졌던 아스널전,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전과 다르게 이번 경기에선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3득점, 1점 차 아쉬운 패배가 됐다는 점이 다르다.
또한 부진에 빠진 맨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미드필더 카세미루가 두 골을 기록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게다가 신입 공격수 라스무스 회이룬도 맨유 소속 첫 골을 올리며 활약했다. 회이룬은 지고 있는 경기 상황을 의식해 맨유 데뷔골에도 크게 기뻐하지 않으며 재빨리 경기 재개를 위해 맨유 진영으로 복귀했다.
맨유는 오는 24일 번리와의 리그 6라운드 원정경기가 예정돼 있다. 번리는 현재 리그 5경기 무승으로 19위로 추락한 상황이다. 13위엔 맨유는 해당 경기 승리로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