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생겨나는 밈과 K-콘텐츠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유행… 그럼에도 우리에겐 굳이 찾아듣는 옛날 명곡, 밥 먹을 때마다 찾게 되는 과거의 드라마들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요즘 친구들은 뭐 좋아하냐고요? 엑스포츠뉴스 창간 16주년을 맞아 MZ기자들이 직접 나섰습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이슬 기자) 베일에 감춰졌던 하이브의 신규 프로젝트 미드낫의 정체는 '빅히트 1호 가수' 이현이었습니다. '17년 차 신인가수' 미드낫은 지난 5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세대 선두주자로 불리면 좋을 것 같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현의 가창력이 돋보이는 에이트 '심장이 없어', 옴므 '밥만 잘 먹더라'는 지금도 언급되고 있는 그 시절 명곡이기도 하죠.
올해에는 뮤지컬 '드림하이'부터 하이브의 새 걸그룹을 뽑는 서바이벌 JTBC 'R U Next?'에서 코치로 활약하며, 쉴 틈 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이현. 그의 지난 16년을 되돌아 봤습니다.
Q. 어느덧 데뷔한 지 16년이 흘렀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최근 5년 사이에는 치열하게 활동하지 못 해서 '16년이나 됐나' 싶어요. 그래도 올해는 미드낫 활동도 하다 보니 16년이라는 숫자가 새삼스럽게 느껴지긴 하더라고요. '꽤 오래 됐구나',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Q. 지난 5월부터 미드낫으로 새롭게 데뷔해 약 4개월 동안 활동을 하셨어요. 지난 4개월은 어땠나요?
"미드낫도 미드낫인데, 제가 뮤지컬도 하고 있었고 이슈들이 꽤 있었어요. 미드낫으로 준비한 건 한 곡이었지만, 6개 언어를 불러야 했어서 그것조차 쉽지 않았어요. 틱톡이라는 것도 처음 해봤기 때문에 정신이 없었어요. 오랜만에 폭풍 같은 4개월이었습니다."
Q. 예전에는 틱톡 챌린지라는 게 없었잖아요.
"틱톡을 잘 모르니까 회사의 의견을 많이 따라갔어요. 노래를 부분만 불러서 팬들에게 공개한다는 것이 예전에는 불가했고 상상도 못할 콘셉트인데, 지금은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더라고요."
Q. 틱톡 챌린지를 오글거려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음악방송에서 모르는 후배들한테 챌린지 부탁을 해야 하기도 하고, 이런 것들은 괜찮으셨나요?
"처음에는 거의 회사 후배들 하고만 했어요. 예를 들어 앤팀 같은 경우에는 일본 활동을 주로 하던 친구들이라 처음 봤어요. 그렇게 키가 크고 얼굴이 작을지도 몰랐고. (웃음) 저한테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그런 기회를 통해서 후배들과 스킨십을 하게 됐어요."
Q. 기존 활동과 미드낫 활동은 많이 다르던가요?
"진짜 달라요. 캐리비안 해적 같은 헤어와 메이크업을 하고 빨간색 바지와 찰랑거리는 술이 달린 옷을 입고 무대 위에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콘서트나 준비가 짧아야 하는 공연의 첫 곡을 하면 긴장을 해서 배가 엄청 아파요. 미드낫 첫 리허설 하고 나서는 그 배아픔의 끝이었어요. 음악이야 워낙 오랫동안 레코딩을 하다 보니까 괜찮았는데, 콘셉트가 주는 압박이 가장 심했어요."
Q. 미드낫과 이현의 가장 다른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마인드인 것 같아요. 이현은 기존에 제가 해왔던 것들 가창 같은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면, 미드낫은 음악적인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지금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 음악과도 차별이 있어야 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들을 아예 놓고 싶진 않았어요. 그런 콘셉트, 장르적인 고민들을 하면서 임하는 것 같아요."
Q. 이현과 미드낫, 어떤 모습이 더 마음에 드세요?
"사실 둘 다 저긴 한데 마음에 든다기보다는 미드낫으로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드낫으로 활동하다 보니까 발라드가 조금 그립더라고요. 오랫동안 해와서 덜 그리울 줄 알았는데. 그래서 어느게 더 마음에 든다기보다는 욕심이지만 둘 다 가져갈 수 있다면 좋겠죠."
Q. 혼성그룹 에이트로 데뷔해서 남성듀오 옴므, '섹시 가수' 미드낫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이렇게 오래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원동력이라고 하니까 거창한 것 같은데, 그냥 '크게 바라지 않는 것'이에요. 어렸을 때는 크고 확실한 목표가 원동력이었는데, 길게 활동을 하려면 조금 풀어져야 하는 부분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크게 욕심 내기보다는 지금부터 하나씩 쌓아갈 수 잇는 것들을 바라봐요. 그러다 보니까 그냥 달리기만 했을 땐 안 보였던 것들이 보였어요."
Q. 16년 동안 발표한 많은 곡 중 하나를 꼽는다면, 어떤 곡일까요?
"다들 에이트 하면 '심장이 없어'를 생각하시겠지만, 저는 오히려 '사랑을 잃고 난 노래하네'라는 데뷔곡이 생각나요. 지금 들어도 굉장히 좋은 곡이고 가장 기억나요.
얼마 전에 저도 데뷔 16주년이라는 걸 자각하고 첫방했던 걸 찾아봤어요.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더라고요. 되게 재밌었어요. (웃음)"
Q. '사랑을 잃고 난 노래하네' 데뷔 무대 준비할 때는 어땠어요?
"한숨도 못 잤던 기억이 나요. 끝나고 나서 거의 다리가 풀려서 내려왔어요. 그때는 제대로 즐기지 못했는데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그때 얘기를 했어요. 꿈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도 가수를 하고 있는 제가 어색하다는 생각도 들고, 익숙하지 않아요. 오히려 예전에는 '나 가수구나' 이런 게 있었는데 지금은 '안녕하세요 가수 이현입니다' 할 때 조금 어색해요."
Q. 이현 씨가 다양하게 활동한 것처럼 가요계 환경도 많이 바뀌었어요. 에이트와 옴므로 자정 발매, 오후 6시 발매를 경험하고 미드낫으로는 오후 1시 발매까지 경험해 보셨잖아요. 가수 입장에서 이런 변화들이 체감되나요?
"그런 변화들이 이미 체화가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때의 기준이 있었고 지금은 다른 기준이 있잖아요. 환경이 변해서 차이점이 있다기보다는 그런 기준들이 달라진 것 같아요.
생각하면 미술, 과학, 도사, 음악 이런 것 중에 변화가 가장 느린 게 음악인 것 같더라고요. 이미 미디어 자체가 변화되고 나서 음악이 그 변화를 따라온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에 따른 장담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긍정적인 부분을 더 좋게 만들어 가면 되지 않을까요."
Q. 16년 동안 활동을 하고 있다는 건 그 변화를 잘 수용했다는 뜻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런 변화를 잘 수용할 수 있던 비결이 있나요?
"세상에 나쁜 음악은 없다고 생각해요. 폭넓게 음악을 들으려고 노력해요. 요즘에는 힙합을 많이 들었어요. 빌보드도 찾아듣고 공부하듯이 음악을 들어요. 그런 부분은 오픈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건 아무래도 제가 겪어왔던 프로듀서의 영향이 크기도 할 거예요. 시혁 님이나 피독이나."
Q. 16년 동안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잖아요. 지난 16년을 되돌아봤을 때, 터닝 포인트가 된 지점이 있나요?
"시혁 님을 만났던 첫 순간이 제일 터닝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시혁 님이 JYP에 계실 때 가이드 작업을 하러 갔어요. 그러면서 시혁 님을 처음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시혁 님이랑 이런저런 일들을 같이 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Q. '빅히트 1호 가수'로 한 소속사와 16년 간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회사에 대한 믿음과 의리 때문인 것 같아요. 회사와 아티스트가 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믿어주고 있어요."
Q. 빅히트 뮤직에 16년 간 계시면서, '비정규 이사'라고 불리기도 하더라고요.
"부담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인데, 사실 나쁘지도 않아요. 미드낫, 'R U Next?' 하면서 생각이 추가된 게 있어요. '이현이라는 아티스트가 아니라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회사에 도움될 수 있는 부분이 있구나.' 애사심이 있는 편이라 직함보다는 회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전에 빅히트 뮤직 신영재 대표님과도 만나서 빅히트 뮤직 연습생 트레이닝 시스템들도 견학하고 싶다는 얘기도 나눴어요."
Q. 'R U Next?' 심사를 맡으면서 하이브 연습생들과도 교류가 있었어요.
"제 후배가 데뷔한다는 생각에 많은 조언을 해주고 싶었어요. 그게 제가 있는 이유라고 생각해서 많은 조언을 해줬는데, 확실히 그런 것들을 흡수할 수 있는 나이의 친구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짧은 시간에 느는 걸 보니 뿌듯하더라고요. 서바이벌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가슴 아픈 부분들도 있기는 한데 그래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아일릿 친구들 잘 될 거예요."
Q.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가장 해주고 싶었나요?
"제가 많이 했던 말인데 '네 능력의 끝이 지금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한계를 스스로 많이 짓더라고요. 연습생 생활을 오래 했던 친구들은 스스로의 한계를 정하는 부분이 있던 것 같아요. 저는 'R U Next?' 초반보다 한계가 많이 깨졌다고 생각하거든요. 신경쓰지 말고 한계 짓지 않고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엑스포츠뉴스 창간 16주년을 맞아 구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창간 16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요. 앞으로 저의 가수 인생과 기념일을 같이 하게 될 텐데, 제가 종종 여러분들께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솔직히 말하면, 폭풍 같은 미드낫 4개월을 보내고 머리를 식히고 있는 중이에요. 앞으로의 계획은 여행을 좀 다녀와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웃음)"
사진=박지영 기자, 빅히트 뮤직, 엑스포츠뉴스DB
이슬 기자 dew8942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