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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트레블 '독일 캡틴'까지 인정했다…"일본이 우리보다 한 수 위, 현실 받아들여야"

기사입력 2023.09.11 11:18 / 기사수정 2023.09.11 11:18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독일 축구대표팀 주장 일카이 귄도안이 일본을 상대로 2연패를 기록한 후 일본 축구 수준을 고평가했다.

독일은 지난 10일(한국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A매치 친선 경기에서 1-4로 참패했다. 전반 11분 만에 이토 준야에게 선제골을 내준 독일은 19분 르로이 사네의 동점골로 따라붙었으나 이후 3골을 연달아 실점하며 무너졌다.

충격적인 패배였다. 앞서 독일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일본과 만나 1-2로 역전패했다. 이 패배로 독일은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고 2회 연속 조기 탈락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독일은 약 10개월 만에 리턴 매치를 추진했다. 일본을 홈으로 불러들여 설욕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더 큰 점수 차를 기록하며 무릎을 꿇었다.





독일을 꺾은 일본은 아시아 팀 최초로 독일을 상대로 4골을 넣은 팀이 됐다. 역습이 아닌 맞불을 놓고도 독일을 크게 이긴 일본의 경기력에 무수히 많은 찬사가 쏟아졌다. 국내에서는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대표팀의 최근 행보와 비교하며 일본을 아시안컵 유력 우승 후보로 전망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일본과의 수준이 더욱 벌어졌다고 낙담하는 이들도 있었다.

찬사를 받은 일본과 달리 독일은 상당히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지난 3월 벨기에전 패배를 시작으로 A매치 5경기 연속 무승(1무4패)을 기록한 독일은 123년 역사상 처음으로 감독 경질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한지 플릭 감독은 내년 여름 개최될 예정인 유럽선수권대회까지 팀을 이끌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독일축구연맹은 "최근 실망스러운 대표팀에 새로운 추진력이 필요했다.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성과를 우선해야 하는 입장에서 경질이 불가피했다"고 플릭 감독과 결별을 택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 이후 2018 러시아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2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에 123년 역사상 최초로 감독 경질이라는 위기를 맞이한 상황에서 독일 대표팀 주장으로 일본전에 나섰던 귄도안은 일본 축구 수준을 고평가했다.

귄도안은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 주장도 맡아 유러피언 트레블(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 잉글리시 FA컵 우승) 트레블 중심에 섰다.

스페인 카데나 세르에 따르면 귄도안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일본 축구가 우리보다 더 수준 높았다"고 평가했다.

귄도안은 "받아들이기 힘든 패배다. 우리가 유일하게 잘했던 건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대로 골을 넣었던 장면 뿐이었다. 일본이 공격, 수비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나았다. 일본은 공을 잘 순환시켰고, 적절한 공간 속에 플레이 했다. 많은 득점 기회도 만들어냈다"고 일본이 독일보다 높은 수준의 축구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이 부분을 생각하고 인식해야 한다. 독일 선수들은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지금 우리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독일 축구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귄도안은 이어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선수들은 자기 자신과의 정신적 싸움을 하고 있다. 이런 수준의 경기와 결과는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선수단 정신력과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쉽지 않다. 자신감이 부족하다면 축구에서는 결과를 얻기가 매우 어렵다"며 지금까지 거듭된 패배로 독일 선수들이 정신적 고통에 빠져 있었다고 털어놨다.




귄도안의 말대로 독일 대표팀은 최근 몇 년간 결속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세계적인 OTT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공개된 독일 대표팀 다큐멘터리에서도 문제가 잘 드러났다.

카타르 월드컵에 임하는 독일 대표팀의 모습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에서 핵심 수비수 요주아 키미히와 안토니오 뤼디거가 언쟁을 펼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고, 플릭 감독도 선수들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등 독일 선수단이 하나로 모이지 못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데일리스타는 "일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리기 전, 독일 선수들은 플릭 감독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영상에 매우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다"면서 "플릭 감독은 선수들에게 거위 무리가 단체 비행하는 영상을 보여주며 개인이 아닌 팀으로 싸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으나 뤼디거, 니클라스 쥘레, 유수파 무코코 등 많은 선수들은 그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고 플릭 감독이 선수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조명했다.




한편, 플릭 감독을 경질한 독일은 루디 푈러 단장을 임시 감독으로 앉혔다. 현지에서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과 지네딘 지단, 율리안 나겔스만 등 세계적 명장들을 차기 감독 후보로 예상했다. 여기에는 현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클린스만도 포함됐다.

지난 3월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클린스만은 A매치 5경기에서 3무2패로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역대 외국인 감독 중 부임 후 가장 오랫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한 감독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재택 근무 및 대표팀 업무 소홀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데다가 지난 웨일스와의 친선전에서는 절망적인 경기력 끝에 0-0 무승부를 거두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도 다음 사우디아라비아전이 클린스만의 미래를 결정할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을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클린스만은 내년 1월 카타르에서 개최되는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외치고 있다. 하지만 축구 강국 독일의 주장까지 인정했을 만큼 일본 축구는 세계적 강팀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다. 클린스만이 사우디전 승리로 감독직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아시안컵 우승까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사진=DPA, EPA, AP/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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