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연승이 멈출 때만 해도 위기감이 감돌았다. 올 시즌 장기간 연승을 달린 팀들이 위기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도, 두산 베어스도 심한 후유증을 겪으며 순위 추락을 피할 수 없었다.
7월 말까지 11연승을 달린 두산 이후 한 달 정도 장기간 연승을 이어가는 팀이 없었지만, 8월 들어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운 KIA 타이거즈가 순위 경쟁을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승리를 차곡차곡 쌓아가더니 9월 첫 3연전에서 '디펜딩챔피언' SSG 랜더스에 스윕승을 거두며 상위권 팀들을 긴장케 했다.
그랬던 KIA가 7일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0-3으로 패배했고, 8일 LG전을 2-12 10점 차 대패로 마감했다. 앞서 연승을 달렸던 팀들이 연패에 빠지고 어려움을 겪은 걸 봐왔던 만큼 선수단 전체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시즌 첫 더블헤더를 앞두고 연패를 기록하면서 걱정이 더 커졌다.
그러나 오히려 KIA는 더블헤더를 통해서 돌파구를 찾았다. 9일 L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7-6 역전승을 맛본 데 이어 30분 뒤 시작된 2차전에서도 12-7로 승리하면서 더블헤더 2경기를 싹쓸이로 장식했다. 상대가 리그 선두 LG인 점을 감안하면 KIA 입장에서는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자칫 연패가 장기화될 수 있었던 KIA는 더블헤더 2연승으로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 분위기는 시리즈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졌다. KIA는 10일 LG와의 주말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8-7로 승리하면서 3승1패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특히 KIA는 LG를 상대로 대체 선발을 2명이나 꺼내들어야 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2경기를 모두 잡아냈다. 황동하와 김건국, 두 명의 대체 선발이 최소 4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제 몫을 다해줬고 동시에 2연패 동안 숨을 고른 타선이 다시 힘을 내기 시작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됐다.
여기에 작전은 작전대로, 또 불펜 운영은 불펜 운영대로 착착 맞아떨어졌다. 10일 경기에서는 무려 8개의 도루를 기록하는 등 뛰는 야구를 앞세운 LG를 상대로 내야를 맘껏 휘젓고 다녔다. 아무리 순위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팀이라도 해도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
9연승으로 팀 분위기가 살아난 것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길 바랐던 팬들과 선수들은 LG전을 통해서 고비를 넘겼다. 연패를 끊기만 해도 수확이 있는 시리즈에서 3승을 쓸어담았다는 건 나름 큰 의미가 있다. 4위 탈환 등 표면적으로 보이는 결과물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선수단 내부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게 최대 성과였다. 여전히 KIA의 상승세는 현재진행형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