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1·2위 팀의 맞대결이었지만, LG 트윈스는 크고 작은 위기 속에서도 저력을 발휘하며 위닝시리즈를 차지했다.
LG는 5~7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3연전에서 2승1패를 기록, 69승2무44패(0.611)를 마크했다. 2위 KT와의 격차는 6.5경기 차로 벌어졌다.
LG는 시리즈 첫날 장시간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는 가운데서도 집중력을 발휘했지만, 이튿날 3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무너진 만큼 그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LG는 7일 경기에서 초반부터 'LG표 뛰는 야구'를 앞세워 KT 선발 고영표를 공략했고, 한 경기에 무려 6번의 도루를 성공하면서 11-4 완승을 거뒀다. 선발 중책을 맡은 이정용은 안타를 9개나 맞았지만,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7승째를 올렸다.
선수들의 집중력에 사령탑도 미소를 지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되는 KIA와의 시즌 11차전을 앞두고 "팀이 조금씩 (위기를) 이겨내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운을 뗀 뒤 "김현수와 오지환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너무 잘 뭉치고 있는 게 보기 좋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리 감독이 하고 싶어도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의 마음이 있냐 없냐가 중요한데, 1년 동안 시즌을 치르면서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지고 있어도 최선을 다하고 그런 분위기는 완전히 형성됐고,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프로 의식은 만들어진 것 같다"라며 "이때만 되면 선수들이 위축됐는데, 그걸 극복해가고 있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높이 평가하는 부분이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고 선수들에게 거듭 주문했고, 인터뷰에 임하는 선수들 역시 사령탑과 비슷한 이야기를 자주 꺼내곤 한다. 염 감독은 "인식을 만들기 위해 엄청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까 역전승도 많이 나오게 됐다. 물론 시즌 초반에 선발이 없다 보니까 역전승이 많은 것도 있는데, 이제는 힘이 생겨서 2~3점 차 지고 있어도 선수들이 스스로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긍정적이다"고 바라봤다.
또한 염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 무사 만루의 위기를 'KKK'로 넘긴 오석주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9회말 구원 등판한 최동환이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피안타 3개, 볼넷 1개를 허용하자 LG는 오석주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오석주는 첫 타자 오윤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데 이어 송민섭과 앤서니 알포드에게도 삼진을 솎아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감했다.
염경엽 감독은 "메이저(1군) 투어를 통해서 찾은 선수 중 한 명이다. (그 상황에서) 말렸으면 승리조가 없었기 때문에 유영찬을 써야 했다"라며 "구속이 조금 떨어지긴 해도 커맨드가 되니까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칭찬했다.
한편 윤영철을 상대로 70승 선착에 도전하는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박해민(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김윤식이다.
라인업에는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마무리투수 고우석은 9회말 세이브 상황이 되면 마운드에 오를 수 있으나 피로 누적으로 등판 여부가 불투명하다. 다만 고우석을 활용할 생각이 있다는 게 염 감독의 설명이다. 전날 몸을 풀다가 미세하게 담 증세를 느낀 유영찬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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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