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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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아름다운 조연

기사입력 2006.05.17 09:36 / 기사수정 2006.05.17 09:36

고동현 기자


1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6 삼성 PAVV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경기가 끝난 후 아무도 김수연(한화)을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수연은 이날 두 차례 결정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팀승리에 기여했다. 김수연의 숨은 공헌에 힘입어 한화는 SK를 5-4로 힘겹게 꺾고 4연승을 달렸다.

김수연, '기록이 전부는 아니다'
 
이 날 김수연의 기록은 2타수 무안타. 기록으로만 봤을때 김수연이 경기에서 한 일은 단 하나도 없었다. 5⅔이닝을 3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5승째를 거둔 류현진, 위기를 맞았지만 슬기롭게 헤쳐나오며 시즌 12세이브를 기록한 구대성과 비교하면 이름값이나 기록면에서 그를 주목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경기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조원우를 대신해 5회부터 경기에 출장한 김수연은 6회 수비에서 '한 건'을 해냈다. 팀이 4-3으로 앞선 6회말. 6회초까지 4-2로 앞서던 상황에서 선발투수 류현진이 김재현에게 홈런을 맞은 이후 정경배와 김태균에게 연속안타를 맞으며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다음타자는 8번타자 최경철. 최경철은 류현진의 공을 받아쳐 좌익수쪽으로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사이 2루주자 정경배는 홈까지 파고들었고 좌익수 김수연은 힘차게 공을 홈으로 송구했다. 결과는 아웃. 김수연은 비록 강한 송구는 아니었지만 정확한 홈송구를 선보이며 팀의 리드를 지켰다. 만약 그 상황에서 점수를 더 내줬다면 류현진의 승리는 물론이고 팀승리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현명한 선택'이 된 8회말 수비

김수연의 활약이 더욱 빛났던 때는 8회말. 한화는 구원투수 최영필이 SK 외국인타자 캘빈 피커링에게 홈런을 맞으며 5-4까지 쫓겼고, 1사후 김태균의 단타를 중견수 제이 데이비스가 공을 뒤로 흘리며 3루까지 허용했다. 1사 3루가 되자 한화는 마무리투수 구대성을 내보냈고, SK는 대타로 이진영을 내보내며 맞섰다.

구대성과 이진영이 볼카운트 2-3로 맞선 7구째. 공은 좌익수쪽 펜스앞까지 날아가는 파울볼이 나왔다. 만약 좌익수 김수연이 공을 잡는다면 2아웃을 잡는대신 동점을 허용할 수 밖에 없었고, 공을 잡지 않는다면 당장은 점수를 내주지 않지만 자칫하면 역전까지 될 위험이 있었다. 김수연은 그 공을 일부러 잡지 않았고, 이진영은 볼넷으로 나갔지만 구대성이 후속타자를 잘 막아내며 팀승리를 지켰다. 결과론이지만 김수연의 판단 하나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수연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8회말 상황에 대해 "이진영이 계속 타구를 밀어쳤기 때문에 공이 그쪽 방향으로 올 지 예상하고 있었다. 파울이 된다면 무조건 잡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며 "경기를 승리해서 기쁘고, 무엇보다 (류)현진이의 승리를 지켜줘서 좋다."고 밝혔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1996년부터 한화에서 뛰고있는 김수연은 2001년에 42개의 도루를 기록하는등 한화의 1번타자로 맹활약했지만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김수연은 이 날 팀에 보이지않는 공헌을 하며 오랜만에 팀승리에 일조했다.    

사진- 16일 경기에서 보이지않는 활약으로 팀승리에 일조한 한화 김수연(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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