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일본 미드필더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와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세계 축구의 엘도라도로 불리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개인 기록 1위와 3위를 차지하며 선두를 다투는 분야가 있어 눈길을 끈다.
축구 통계 전문업체 옵타가 5일(한국시간) 공개한 이번 시즌 기회창출(찬스메이킹) 지표에 따르면 브라이턴 미토마가 오픈 플레이 찬스와 세컨더리 찬스(슛 혹은 골 기회를 만든 선수에게 건넨 패스)를 모두 더해 19개를 기록, 1위에 올랐다. 브라이턴 레프트백 페르비스 에스투피난이 18개로 2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16개의 손흥민이 이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개막 전 주장으로 임명돼 뛰어난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토트넘은 개막 후 3승 1무로 4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며 리그 2위에 올랐다.
개막전이었던 브렌트퍼드와의 경기에서는 다소 아쉬웠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으나 페널티킥을 내주는 실수를 저질렀다.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고 후반 30분 이반 페리시치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토트넘도 2-2로 간신히 패배를 면했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손흥민이었기에 이번 시즌도 부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손흥민은 2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는 날아올랐고 이어진 리그 2경기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맨유전과 3라운드 본먼스전서 득점에 집중하기보다 기회 제공에 주력했던 손흥민은 흡사 '축구도사'처럼 플레이했고, 토트넘도 두 경기 모두 2-0 승리를 거두며 연승가도를 달렸다. 지난 2일 번리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는 시즌 첫 골이자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5-2 대승을 이끌었다.
다른 경기와 달리 이날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라인을 높은 곳까지 끌어올린 번리의 수비진을 산산조각 냈다. 전반 16분 왼쪽 공격수로 출전한 마노르 솔로몬과 원투 패스를 주고 받은 후 박스 오른쪽에서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기는 오르발 칩슛으로 경기 동점골이자 시즌 첫 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득점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3-1로 이기고 있던 후반 18분 이번에도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멀티골 및 2호골에 성공했다. 3분 뒤에는 페드로 포로의 정화한 패스를 트래핑 한 후 왼발로 차 넣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손흥민은 BBC가 뽑은 이 주의 팀에 선정됐다. 같은 라운드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에반 퍼거슨(브라이턴)과 함께 공격진 트리오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이 주의 팀에도 홀란, 퍼거슨과 함께 선정돼 번리전 활약을 인정 받았다.
지금까지 활약상은 세부 기록에 그대로 반영됐다. 손흥민은 옵타가 조사한 기회 창출 부문에서 3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브라이턴에서 측면 에이스로 활약한 미토마는 기회 창출에서 손흥민에게 3개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미토마는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프로 데뷔해 2021년 브라이턴에 입단했다. 곧바로 벨기에 리그 생질루아즈로 임대를 떠나 한 시즌간 활약했고, 지난 시즌 브라이턴에서 첫 번째 시즌을 보냈다.
첫 시즌임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특유의 빠른 드리블 돌파로 측면에서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냈고, 주전으로 활약하며 시즌 총 10골 7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 드리블 패턴이 읽히는 모습을 보이면서 2번째 시즌에는 안 통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도 여전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2라운드에서 황희찬 소속팀 울버햄프턴을 상대로 환상적인 솔로골을 터뜨렸다.
왼쪽 터치라인에서 공을 잡은 미토마는 순식간에 울버햄프턴 수비수 2명을 벗겨낸 뒤 박스 안으로 진입했고, 최종 수비까지 제쳤다. 골키퍼만 남은 상황에서 골키퍼가 나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곧바로 곪문 반대편에 꽂아넣어 시즌 1호골을 터뜨렸다.
이 경기에서 1도움까지 추가한 미토마는 개막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고, 2라운드 베스트 팀에도 포함됐다. 현재까지 손흥민이 3골, 미토마가 1골 3도움이다. 득점력에서는 미토마가 한 수 아래지만 기회 창출 능력에서 확실히 강한 면모를 보여주며 막상막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PA Wire/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 BBC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