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22:22
스포츠

김명제 벌써 시즌 5패, ’시련은 약이다’

기사입력 2006.05.14 05:19 / 기사수정 2006.05.14 05:19

윤욱재 기자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딱 한 달이 되는 지금, 눈길이 가는 기록이 하나 있다.

다승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동환(한화)의 5승?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거듭나는 오승환(삼성)의 11세이브? 하지만 이들보다 '아기곰' 김명제(두산)의 기록에 시선이 모인다.


놀랍게도 김명제는 벌써 5패를 기록 중이다.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승수가 하나도 없다는 것. 지난해 이맘때(5월 8일)만 해도 2승 1패를 거두고 있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그렇다고 부진한 투구를 보였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호투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중간계투로 보직이 갑자기 바뀌면서 혼란을 겪고 있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김경문 감독 체제가 들어선 이후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불펜'을 꼽을 수 있다.그러나 지금은 군 문제가 걸려있던 구자운 정성훈, 이재우, 이재영 모두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 새로운 얼굴이 절실했으나 현재까지 불펜 에이스로 믿고 맡길 선수가 없어 김 감독은 히든카드로 김명제를 선택했다.


시즌 초 선발투수로 두 차례 나왔던 김명제는 지난달 25일 롯데전부터 불펜투수로 뛰기 시작했고 당시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명제를 중간계투로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다."라며 김명제의 보직 전환이 이뤄졌음을 밝혔다.


하지만 시련의 연속이었다.비교적 잘 던지면 팀 타선이 도움을 주지 않았고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실점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오기도 했다.보직 전환 이후 무려 4패를 떠안아 현재 무승 5패 평균자책첨 3.91을 기록 중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김명제가 앞으로 '중간계투'라는 자신의 임무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던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한국 나이로 이제야 스무 살 청년인 그가 무너져가는 팀을 살리기 위해 중책을 맡은 상황에서 과연 흔들리지 않고 버텨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어찌됐든 김명제는 두산이 미래를 내다보고 키우고 있는 에이스감 투수임이 틀림없다.지난해 받았던 계약금 6억원에서 알 수 있듯 두산이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비록 5패를 떠안고 있지만 두산은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김명제가 비싼 과외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시련 없는 성공은 언젠가 한계에 부딪힌다.오히려 시련의 쓰라림을 겪어본 사람이 끊임없는 도전으로 성공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김명제가 만약 올해 다양한 경험을 통해 타자와의 승부 요령을 터득한다면 시즌 최다패 투수가 될지라도 그것은 '영광의 상처'가 될 것이다.


최근 두산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덩달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김명제. 어린 마음에 상처받을 만도 하나 지금 한숨을 쉬고 아쉬워할 여유도 없이 언제든 불펜에서 대기해야 하는 운명이지만 이런 모든 과정은 앞으로 더 좋은 결과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앞으로 더욱 험난한 길이 예고되는 이 시점에서 김명제가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하다.에이스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고 말 것인지 모든 것은 김명제 자신에게 달렸다.


(사진 = 두산베어스)

윤욱재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