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인턴' 엄지원 "여성 서사에 공감...책임감도 있었다" [엑's 인터뷰①]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잔혹한 인턴'으로 돌아온 엄지원이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잔혹한 인턴'(감독 한상재) 엄지원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잔혹한 인턴'은 7년 공백을 깨고 인턴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 분)가 성공한 동기 최지원(엄지원)에게 은밀하고 잔혹한 제안을 받으면서 겪는 내면의 갈등을 사회생활 만렙 경력의 경험치로 불태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엄지원은 극중 마켓하우스 실장 최지원 역을 맡았다.

지난해 7월에 촬영이 마무리된 만큼, 직접 작품을 보게 되니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는 엄지원은 "촬영이 끝나고 나서 바로 (작품을) 보게 되면 이야기를 따라가기보다는 제 연기를 분석하게 된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보니까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게 된다.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더라"고 전했다.



그는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산후조리원' 때 CP님께서 대본을 주셨다. 과거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할 때 조연출 분이신데, 제 또래여서 친하게 지냈던 분"이라며 "항상 안 해본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오피스물을 해보고 싶었는데 못 해봤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비슷한 시기에 '작은 아씨들'도 선택을 했는데, 아무래도 최근에 무거운 작품들만 하다보니 가벼운 걸 해보고 싶었다. 감독님께서 '막돼먹은 영애씨'를 연출하셨던 경력도 있으셔서 라이트하게 잘 풀어내시겠다는 믿음이 있었다"면서 "또 (라)미란 언니가 먼저 결정된 상태였는데, 언니에 대한 신뢰도 선택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작은 아씨들'과 비슷한 시기에 촬영을 했던 만큼, 전혀 다른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터. 엄지원은 "초반에는 좀 우려도 있었고, 한 달 동안은 내가 다른 사람으로 잘 표현하고 있는 거 맞나 싶었다. 하루 하루 번걸아가며 찍은 날도 있지만, 스케줄이 여의치 않으면 하루에 왔다갔다 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이전까지는 한 번도 두 작품을 병행하며 촬영한 적이 없다면서 "두 캐릭터가 분리되어서 구현이 잘 된다는 생각이 들고 나서는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혼란 없이 촬영할 수 있었다. 역시 사람은 안 되는 게 없구나 싶었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 사실 너무 힘들어서 쓰러지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체력적으로 받쳐줘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전부터 꾸준히 여성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한 작품에 출연해온 엄지원은 "아무래도 제가 여자니까 여성 서사에 감정적 공감을 많이 하는 게 사실이고, (여성 서사를 다룬) 작품이 많이 없었을 때 '미씽: 사라진 여자' 같은 작품을 할 때는 여배우로서 이런 이야기를 계속 해나가야 파이가 생기기에 책임감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여성 서사를 다루지 않은 작품도) 병행하고 싶지만, 나중에 사람들이 엄지원이라는 배우를 총평하게 되면 '이런 것들을 많이 했던 배우구나', '동시대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했던 배우구나' 하고 평가하게 되면 좋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전에 출연했던 '산후조리원'처럼 출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는 것에 대해 "인생에서 남녀 상관없이 아이라는 건 뗄레야 뗄 수 없는 거 아닌가. 태어나서 학창시절을 거친 뒤에 취업, 결혼하고 누군가는 부모가 되는데, 인간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가능하면 제가 살면서 느끼고 있는 것들이 작품으로 나오면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잔혹한 인턴'은 출산과 임신의 고민거리를 안고 있었던 저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제 친구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보편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선택하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티빙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