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괴담으로 알려진 18토막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공포 영화 '치악산'(감독 김선웅)을 향해 강원도 원주시가 법적 조치를 취한다고 밝힌 가운데, 구룡사신도연합 측도 기자회견을 열고 개봉 연기를 촉구했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원주 치악산 구룡사 신도연합은 이날 시청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시와 치악산 국립공원, 구룡사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영화 '치악산'의 개봉을 중단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구룡사 신도연합 측은 "이목을 끌기 위해 제작한 토막 난 사신이 등장하는 포스터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치악산에서 발생하지도 않은 토막살인 괴담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 인해 치악산 구룡사의 이미지 실추가 우려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구룡사 주지 해공스님은 "상영 금지 또는 내용들을 바꾸지 않으면 영화 보이콧을 전개할 생각이다. 영화 홍보의 전략이라고 생각하는 영화 제작사에 타격을 줄 수 있도록 개봉 시에는 영화 안 보기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입장을 알렸다.
이어 "공식입장마저 홍보 수단으로밖에 사용하지 않는 영화 제작사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영화 개봉을 연기하고 영화 제목과 내용에 있는 치악산 명칭을 변경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치악산 구룡사는 668년 신라 문무왕 8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수많은 고승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치악산의 대찰로 해마다 2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9월 13일 개봉을 앞둔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리얼리티 호러 영화로 배우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 이태환, 배유람 등이 출연했다.
1980년 치악산을 배경으로 18토막이 난 시신 10구가 잇따라 발견되고 비밀 수사가 진행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치악산이라는 장소와 1980년대라는 시간 설정, 토막 살인 사건 수사 등의 내용은 모두 허구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영화 개봉 소식이 알려진 후 원주시 측은 영화의 충격적인 내용이 치악산을 찾는 관광객은 물론 지역 고유 상품의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어 영화 제목 변경 등을 제작사에게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상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 = 와이드릴리즈, 연합뉴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