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포수 정보근의 방망이가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자신감 넘치는 스윙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려 보내면서 가을야구에 도전하는 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정보근은 21일 현재 올 시즌 43경기에서 타율 0.426(61타수 26안타) 1홈런 13타점 OPS 1.121의 성적을 찍고 있다. 전반기 제한된 출전 기회 속에서도 26경기 타율 0.280(25타수 7안타) 4타점 OPS 0.739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가운데 후반기는 타격감이 절정에 올랐다.
정보근은 후반기 시작 후 17경기 타율 0.528(36타수 19안타) 1홈런 9타점 OPS 1.378로 펄펄 날고 있다. 표본이 많은 건 아니지만 최근 롯데 타자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월 롯데 타자 중 정보근보다 많은 안타를 기록한 선수는 이정훈과 안치홍(이상 21안타), 니코 구드럼(19안타)뿐이다. 정보근이 최근 부상에서 회복해 복귀한 유강남과 번갈아 가며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보근의 활약이 더 두드러진다.
정보근은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뛰어난 수비력으로 꾸준히 중용됐다. 1999년생으로 어린 나이지만 안정감 넘치는 포구, 블로킹,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리드까지 장점이 많은 포수였다.
다만 공격력은 정보근의 큰 약점이었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206경기에서 타율 0.175(382타수 67안타) 1홈런 21타점 OPS 0.434로 주전으로 도약하기에는 어려운 타격 성적을 찍었다.
롯데는 이 때문에 올 시즌을 앞두고 포수 포지션 강화를 위해 지갑을 열었다. 유강남을 4년 총액 80억 원에 FA(자유계약)로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자연스레 2023 시즌 초반 정보근의 팀 내 비중도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보근은 스스로 반전을 만들어 냈다. 타구질이 몰라보게 좋아졌고 선구안도 향상됐다. 최근에는 정보근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멋진 한방을 기대하는 롯데팬들의 함성이 그라운드를 가득 메운다.
롯데가 6-7로 석패한 지난 2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역시 정보근은 홀로 빛났다.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키움 마운드를 괴롭히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보근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내가 가장 편안하게 잘 칠 수 있는 폼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부분들이 올 시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팬들께서 보내주시는 응원도 부담이 되기보다는 더 힘이 생기고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지난해까지 현역으로 함께 뛰었던 대선배 이대호가 자신에게 해줬던 조언들도 다시 한번 새기고 있다. 이대호는 정보근이 충분히 좋은 타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신감을 가지라고 당부했었다.
정보근은 "이대호 선배님께 평소에도 (타격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여러 가지 대화도 했었다"며 "저에게 항상 잘 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으니까 자신감만 가지면 된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또 "작년에도 선배님 말씀을 듣고 와닿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반대로 생각도 많았고 멘탈적으로 정립도 되지 않았다"며 "올해는 생각이나 이런 걸 많이 바꾸고 시즌을 시작했는데 덕분에 계속 좋은 페이스를 유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