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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보다 뼈아픈 '에이스 조기강판'…127구 역투 이후 '4일 휴식' 무리였나

기사입력 2023.08.17 07:30 / 기사수정 2023.08.17 10:47



(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4일 휴식 로테이션'이 결국 독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조기 강판으로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했다. 팀으로선 패배보다도 더 뼈아팠던 부분이다.

삼성은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4차전에서 3-6으로 패배했다. 시즌 성적은 42승1무59패.

이날 두 팀의 경기는 이정용과 뷰캐넌, 최근 흐름이 좋은 투수들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두 투수는 2회까지 나란히 1실점을 기록했지만, 안정감 있는 투구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문제가 발생한 건 3회초였다. 2회초 투구가 끝난 뒤 어딘가 불편함을 호소했던 뷰캐넌이 3회초에 앞서 연습 투구를 하다가 몸 상태에 이상을 느꼈고, 결국 삼성 벤치는 투수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급하게 호출을 받은 우완 이승현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다행히 엔트리 제외 등을 고려할 정도로 큰 부상은 아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뷰캐넌에 대해 "목 근육통을 느끼면서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으로선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이었다.

뷰캐넌은 직전 등판이었던 11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을 투구했고, 무려 127구를 뿌렸다. KBO리그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수였다. 여기에 4일 휴식 이후 등판이었기 때문에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4일 휴식 로테이션'이 갑작스럽게 결정된 사안은 아니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6일 LG전에 앞서 "원래 이전부터 계획이 잡힌 상태였는데, 그날(11일 SSG전) 투구수가 좀 많아져서 투수교체를 놓고 고민했다"며 "본인이 6회까지 마무리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여서 투구수가 많아졌는데, 문제가 좀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어느덧 KBO리그에서 네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뷰캐넌은 소속팀은 물론이고 한국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후반기 들어 태극기가 새겨진 글러브를 선보일 정도로 '진심'을 보여줬다. 팀을 위해 헌신하고 싶은 마음도 당연히 크다.

그러나 에이스라고 해도 127구를 던지고 4일 휴식을 취하는 건 큰 '모험'이었다. 결국 경기 초반 계획이 틀어지면서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했고, 1점 차의 리드를 끝까지 지키지 못한 삼성은 역전패를 피할 수 없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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