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이번 이닝은 내가 꼭 막는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갑작스러운 변수 속에서도 7이닝을 책임지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은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0차전에서 5-4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최하위 삼성과 9위 키움 히어로즈의 승차는 1경기 차까지 좁혀졌다.
홈런과 2루타 등 혼자서 3타점을 쓸어담은 강민호가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었지만, 뷰캐넌의 호투가 없었다면 삼성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선발 중책을 맡은 뷰캐넌은 7이닝 5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1회초에만 2점을 헌납한 뷰캐넌은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감을 찾아갔다. 5회초 신민재의 1타점 적시타로 주춤하는 듯했지만, 6회초에 이어 7회초까지 마운드를 책임지면서 혼자서 21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특히 뷰캐넌은 7회초 1사에서 허도환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갑자기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통증을 호소했다. 일시적으로 오른쪽 손목 저림 증세를 느꼈던 것이다. 트레이너는 물론이고 박진만 삼성 감독, 권오준 투수코치까지 그라운드에 나와 뷰캐넌의 몸 상태를 점검했다.
연습투구를 진행한 뷰캐넌은 계속 투구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후속타자 박해민의 투수 땅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했다. 3루 쪽 관중석을 메운 삼성 팬들은 뷰캐넌의 투혼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뷰캐넌은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 좋았다. 모든 구종을 적절한 타이밍에 원하는 곳으로 던질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야수들이 공격과 수비에서 도와준 덕분에에 끝까지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상치 못한 통증에도 7회초까지 공을 던진 뷰캐넌은 "마지막 이닝 때 손가락에 쥐가 나서 아팠지만, 이번 이닝은 내가 꼭 막는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팀이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든 것 같아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