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탈리아 레전드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 사우디아라비아 클럽의 '거액 제의'를 거절한 뒤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1978년생으로 올해 45살인 부폰은 월드컵 우승 등 화려했던 축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새 인생을 열어젖히게 됐다. 부폰은 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여러분 이것으로 끝입니다. 여러분은 저에게 모든 것을 줬고, 저도 여러분께 모든 것을 드렸습니다. 우리는 함께 해냈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활약이 담긴 짧은 영상을 올렸다.
부폰은 지난 1995년 '17세 295일'의 나이로 이탈리아 세리에A 파르마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01년 이탈리아 최고 명문 유벤투스에 둥지를 튼 부폰은 이후 한 구단에서 17년간 뛰다가 2018/19시즌 현재 이강인의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1년간 뛰었다. 다시 유벤투스로 돌아온 부폰은 지난 2시즌 세리에B에 있는 친정팀 파르마에서 활약하고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부폰은 지난 28년 동안 프로 공식전 통산 975경기 출전과 남자 골키퍼 역대 최다인 505경기 클린시트(무실점) 기록을 남기고 팬들과의 작별을 알렸다.
부폰은 파르마와 2024년까지 계약했지만, 지난 시즌 부상에 고전하며 19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하자 은퇴를 결심했다. 최근엔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팀에서 큰 돈을 들고 현역 생활 연장을 권유했으나 이대로 팬들과 작별하기로 했다. 사우디가 그에게 제의한 금액은 2년 총액 3000만 유로(약 425억원)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폰은 이탈리아 대표팀에서도 오랜 기간 뛰었다. 지난 2018년 대표팀에서 은퇴할 때까지 A매치 통산 176경기에 출전, 이탈리아 선수 역대 A매치 최다 출전 기록도 남겼다.
부폰은 그동안 수많은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유벤투스에서 뛰면서 10차례 세리에A 우승을 경험했고, 딱 한 시즌 뛰었던 PSG에서도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6년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 우승도 맛봤다.
다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없다. 그는 유벤투스 시절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만 3차례 기록했다.
부폰은 2002년 한일 월드컵 한국과의 16강전에서 뛴 것으로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풀타임 소화한 그는 16강전에서도 안정환에게 연장전 골든골을 내줄 때까지 120분간 골문을 지켰다.
특히 전반 초반 안정환의 페널티킥 방향을 정확히 예측하고 쳐내 한국의 기를 꺾어놓기도 했다. 이후 이탈리아는 크리스티안 비에리의 선제골로 환호했으나 후반 막판 설기현에 동점포, 연장전 안정환에 골든골을 내주고 패했다. 부폰도 고개를 숙였다. 부폰은 2002년의 아픔을 2006년 우승으로 만회하며 기어코 월드컵을 들어올렸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