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설경구와 도경수, 비대면도 진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더 문'(감독 김용화)은 주연의 투샷을 간절히 바라게 만드는 영화다. 둘의 거리는 달과 지구 사이 38.4만km 만큼 멀리 떨어져있다.
2일 개봉한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 분)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애절한 사투를 그렸다.
설경구와 도경수. 나이대도 분위기도 다른 둘의 공통점은 '브로맨스(Brother+Romance 합성어) 장인' 배우라는 것이다. '더 문'은 두 배우가 보여줄 브로맨스에 대한 기대는 개봉 전부터 뜨거웠다.
설경구의 케미스트리는 이미 유명하다. 그는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에서 임시완을 향한 묘한 감정을 완벽히 표현했다. 임시완을 따스하고도 뜨겁게 바라보며 인간의 가장 솔직한 감정을 그린 설경구는 퀴어물로도 해석이 가능한 느와르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에서도 설경구는 이선균과 브로맨스를 그렸다. 정치물에 로맨스를 입힌 듯한 작품 속 설경구는 서로를 사랑함에도 다른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애달픈 감정을 표현하며 대체불가 '브로맨스 장인'으로 활약했다.
도경수 또한 마찬가지다. 그의 '남남 케미' 첫 시작은 그의 브라운관 데뷔작인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다.
극 중 도경수는 조인성의 열혈 팬을 연기했다. 맨발로 조인성을 쫓아다니며 마음을 표현했던 도경수는 끝까지 절절한 이별을 연기하며 여운이 남는 브로맨스를 선보였다.
이후 영화 '형'(감독 권수경)에서도 시력을 잃은 동생이 된 도경수는 티격태격 친구같은 형 조정석과의 '혈육 케미스트리'로 만들며 남녀의 사랑보다 더 뜨거운 우애를 그렸다.
그간 상대 배우와 가까이 붙어서 눈빛으로 호흡하고 감정을 교류하던 이들은 '더 문'에서 화면과 목소리로만 서사를 쌓는 특별한 관계를 만든다. 불안정한 통신 상태와 먼 거리. 케미스트리가 돋보이기엔 열악한 상황일 수 있다. 또한 재국은 선우를 볼 수 있지만 우주에서의 선우는 재국의 얼굴 한 번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은 통했다. 뜻하지 않게 끊긴 통신은 이들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었으며 기댈 곳이 재국의 목소리 하나인 선우의 상황은 보는 이들의 애절한 감정을 꺼내게 만든다. 둘 중 한 쪽이라도 포기하면 손쉽게 져버릴 수 있는 상황 또한 이들의 케미스트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재국은 선우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음성만으로 표현했고 선우는 시시각각 변하는 재국을 향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히 내뱉으며 자신과 재국 모두의 진심을 끌어낸다.
극 초반부터 떨어진 채 서사가 시작된 두 배우. 38.4만km의 거리를 뛰어넘은 진심이 극한의 상황을 뛰어넘게 만드는 인류애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설경구는 비대면으로 잠시나마 느낀 도경수와의 심상치 않은 호흡에 "(도경수는)무척 매력 있는 사람 같다. 재미있는 캐릭터로 한번 더 만나서 연기하고 싶다"며 재회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함께 촬영하는 신이 거의 없었지만 촬영을 마치고 재회했을 때 서로를 향한 감정이 쌓여있는 것 같았다며 서로를 향한 애틋함을 이야기했다.
설경구와 도경수가 요리한 '더 문' 표 브로맨스, 다시 태어난 한국형 SF와의 시너지를 기대해본다.
사진 = CJ ENM, 엑스포츠뉴스 DB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