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류승완 감독이 '밀수'를 통해 배우 김혜수, 염정아와 함께 호흡을 맞춘 마음을 털어놓았다.
류승완 감독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밀수'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밀수'는 김혜수와 염정아, 한국 대표 여배우의 투톱 활약으로 일찍이 주목 받았던 작품이다.
"김혜수 선배와는 연출부 시절 인물 담당을 했을 때부터, 염정아 씨는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에 나올 때부터 오랜 팬이었다"며 두 사람을 향한 마음을 고백한 류승완 감독은 "꼭 같이 일을 해보고 싶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김혜수 선배는 영화배우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어떤 상징같은 존재이지 않나. 제가 연출부 시절 기억하고 있는 모습이, 그 때는 1990년 대의 현장이라 필름으로 영화를 찍던 시절이었다. 모니터가 지금보다 아주 화질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밤 장면을 찍으면 조명을 아무리 더해도 굉장히 어둡다. 그 때 김혜수 선배의 클로즈업을 찍는데, 선배가 눈을 약간 내리깔고 있다가 딱 치켜뜰 때 모니터 전체가 밝아지는 것이다"라고 기억을 떠올렸다.
또 "염정아 씨는 '장화, 홍련'에서 나오는 이미지들을 보면 굉장히 차갑고 도시적인데, 굉장히 시네마틱한 얼굴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저는 '미성년'에서의 연기가 정말 너무너무 끝내줬다고 생각한다. '범죄의 재구성'에서의 빛나는 연기도 좋았고, 'SKY 캐슬'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이 배우와 정말 한 번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혜수 씨와 염정아 씨가 한 영화에서 만난다면 어떨까 싶었다"고 말을 이은 류승완 감독은 "그리고 이번에 '밀수'를 찍으면서도 느낀 것이 두 분의 조화가 너무 좋았다. (두 분의 연기적인 부분에 한해) 음양의 조화가 좋았다고 말하고 싶은데, 김혜수 선배가 뜨겁고 공격적인 연기라면 염정아 씨는 좀 차가운, 말 그대로 쿨하다. 오히려 염정아 씨가 그렇게 쿨톤으로 중심을 잡아줘서 김혜수 선배도 더 자유롭게 연기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에 대한 공포가 있던 김혜수와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던 염정아는 '밀수'를 통해 수중 연기를 완벽히 소화하며 자신의 한계를 또 한 번 뛰어넘기도 했다.
"제가 경험한 배우들은, 그런 부분에서 보통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한 류승완 감독은 "영화 '바빌론'을 보면 브래드 피트가 술에 쩔어서 걷지도 못하다가 슬레이트를 치는 순간 정신이 확 돌아오지 않나. 그러다 또 '컷'을 한 다음에 무너지는데, 배우들은 그런 사람이 아닐까 싶다. 어떤 악조건에서도, 자신이 연기를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그걸 해내는 부류의 사람들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것을 수십년 동안 증명해 온 사람들이고, 많이 알려져있다시피 김혜수 선배는 처음에 수중 훈련을 할 때 공황이 조금 왔다가, 서서히 극복을 하면서 나중에는 물 속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미래소년 코난 같은 표정을 짓기도 하셨다. 염정아 씨가 물 속에서 촬영을 마치고 나와서는, 제게 '혜수 언니는 물 속에서 말을 한다. 난 흉내도 못 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껄껄 웃으며 "김혜수 선배, 염정아 씨는 물론이고 해녀 역할을 연기했던 김재화 씨, 박준면 씨, 박경혜 씨, 주보비 씨 모두 너무 수고했다"고 언급했다.
류승완 감독은 "그리고 무엇보다 또, 두 분이 경쟁하려고 하지 않았다. 우리 영화에 나온 사람들 모두가 정말 경쟁심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이었다"고 넉살을 부리며 "그렇게 저는 이번에 두 배우와 그렇게 같이 하고 싶었었던 떤 제 꿈을 이룬 것이다. '밀수'를 하고 나서 '하길 참 잘했다' 싶더라"고 뿌듯해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으로 26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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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