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타임슬립을 주제로 한 두 드라마가 아쉬운 화제성을 보이고 있다.
타임슬립은 대체로 미래에서 과거를 가는 편이다. 대체로 시간을 뛰어넘고 싶은 이유는 잘못된 선택을 번복하고 싶기 위함이고, 과거의 잘못된 선택을 막기 위해 과거를 바꾸면 인과관계를 통해 미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JTBC 수목드라마 '기적의 형제'와 TV조선 주말드라마 '아씨 두리안'은 과거에서 미래로 향하는 타임슬립을 선택해 주목을 끌고 있다.
먼저 '기적의 형제'는 윤동주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빚뿐인 작가 지망생 육동주(정우 분)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정체불명의 소년 강산(배현성)이 시간의 경계를 넘어선 진실 찾기를 통해 기적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담은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다.
김지우 작가는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타임슬립을 선택한 점에 대해 "과거로 가서 상황을 바꾸고, 그래서 현재가 달라지는 이야기가 아닌, 과거를 바꿀 수 없는 강산의 딜레마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며 "중요한 건 과거도 미래도 아닌 바로 지금 여기, 당신이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바로 오늘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박찬홍 감독은 "우리의 삶이 유한하다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을 깨닫고 부디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살아가기를 권해드리고 싶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아씨 두리안'은 두리안(박주미 분)과 김소저(이다연)가 월식이 진행된 순간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공간을 초월하게 되면서 재벌가 단씨 집안사람들과 얽히고설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담기고 있다.
조선시대에서 현대까지, 시대를 뛰어넘는 타임슬립이 눈길을 모은다. 드라마의 작가 피비(임성한)은 "대부분의 사람은 이별(사별)을 경험하고, 상대가 애틋한 가족일 경우 특히, 딱 한 번만이라도 다시 만날 수 있으면 하는 불가능한 바람을 해본다"라고 타임슬립 소재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렇게 두 드라마는 새로운 타임슬립을 통해 이야기의 변주를 꾀했지만, 화제성은 다소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먼저 '기적의 형제'는 3%의 시청률을 유지하다 7회에서 2.3%대로 삐끗, 다행히 8회에서 3%를 회복했다.
'기적의 형제'의 안타까운 화제성은 앞서 JTBC 드라마가 높은 화제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토일드라마로 방영중인 '킹더랜드'는 평균 10%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고, '기적의 형제' 전 작인 '나쁜엄마'는 3.6%에서 시작했지만 4회부터 7%로 시청률이 오르며 마지막화에서는 자체 최고 기록 12%로 유종의 미를 거두기도 했다.
'기적의 형제'는 '부활', '마왕', '상어' 시리즈로 알려진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의 4년 만의 합작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전작인 JTBC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2019) 역시 비슷한 시청률 추이를 보였기에 아쉬움을 더한다.
'아씨 두리안'의 시청률은 '기적의 형제'보다는 나은 편이다. 4.2%로 시작 후 3%대로 떨어져 불안함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이후 6화에서 5% 진입, 최근 방영된 10회에서는 6.3%를 찍으며 자체 최고를 경신하기도 했다.
타임슬립 드라마의 경우, 잘 활용하면 이야기의 풍성함을 더하는 훌륭한 소재가 되지만 자칫 이야기를 놓치면 이해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생긴다. 특히나 스릴러물인 '기적의 형제'는 그런 부분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내용이 밝거나, 에피소드 식으로 이루어진 스릴러가 유행인 요즘 드라마와는 결이 다르다는 점이다.
그러나, '기적의 형제'가 가진 스토리 자체는 탄탄하다.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떡밥'과 '회수'의 적절한 조화, 주연 정우와 배현성의 가족 케미스트리 등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충분히 즐길만 하다. '아씨 두리안' 역시 본격적인 치정 멜로 돌입에 들어가면서 피비 작가 특유의 스토리를 즐기던 사람들이라면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를 모을 법하다.
사진=JTBC, TV조선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