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진서연이 센 언니라는 이미지에 귀엽고 사랑스러운 내면이 있음을 어필했다.
ENA 수목드라마 '행복배틀'은 SNS에서 치열하게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한 명이 의문투성이인 채 사망하면서 비밀을 감추려는 이와 밝히려는 이의 싸움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극으로 지난 19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극 중 진서연은 시원시원하고 화끈한 성격의 여장부로 회사는 물론 엄마들 커뮤니티 안에서도 대표를 맡고 있는 뷰티 기능 식품 업체 '이너스피릿'의 설립자 송정아 역을 맡았다. 호스트바 출신의 비밀을 지닌 연하 남편 정수빈(이제연 분)과 아들, 철없는 세 명의 남동생들을 책임지며,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외로움과 홀로 싸우는 인물이다.
종영 전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진서연은 "너무 시원하다. 지난해 11월 말, 12월부터 7월까지 굉장히 오래 찍었다. 오히려 방송은 후다닥 지나간 것 같아 억울한 감이 있다. 촬영 때는 힘들었는데 막상 끝난다고 하니 아쉽다"며 시원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최근 제주도의 타운하우스로 거주지를 옮겼다는 진서연은 동네 주민들의 반응을 통해 '행복배틀'의 인기를 실감했다고.
그는 "처음 이사갔을 때는 서먹서먹했는데 드라마가 시작되고 나니 '범인 누구냐'고 아는 척도 해주시고 이것저것 물어봐 주셨다. 동네 분위기가 바뀌었다. 사회 활동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잘 몰랐는데 동네 반응이 좋으니 드라마를 재밌어하시는구나 몸소 체감했다"고 밝혔다.
'행복배틀'은 스릴러에 도전하고 싶어 선택한 작품. 진서연은 "정말 해보고 싶었다. 특히 엄마들 나오는 스릴러는 상상도 못해서 더 좋았다. 또 마냥 세기만 한 드라마가 아니라 복선도 많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장면이 많아 저도 보면서 재밌었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주변 분들이 '또 악역이야?'라고 하셨는데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저는 유일하게 악역이 아니었다. 다들 문제가 하나씩 있는데 송정아는 잘못을 한 게 하나도 없지 않나. 결국 가족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가까운, 열심히 사는 워킹맘이었다"며 캐릭터에 애정과 연민을 드러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뒤 세 명의 골칫거리 동생을 책임지는 K-장녀의 삶에 안타까운 시선이 쏟아지기도 했다.
진서연은 "(마약을 한) 동생을 때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이렇게까지 때려도 될까요' 하시더라. 그런데 제 상황이라면 죽기 직전까지 팰 것 같았다. 강한 배신감에 화까지 복합적으로 오지 않을까 싶었다. 보통의 드라마라면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정도로 끝나겠지만 송정아에게는 그렇게 끝나면 안 될 것 같은 서사가 있었다. 거의 액션 영화 찍듯이 했다. 그 장면 이후 3일 동안 앓아누웠다"고 회상했다.
또래 배우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진서연은 "감정적인 신이 많았다. 농담 따먹기 하는 시간도 많았는데 피치를 올리고 유지해야 하는 신도 많아서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게 찍었다. (갈등이 깊었던) 이엘 씨와의 촬영 때는 정색해야 하는데 얼굴만 봐도 웃음이 터져서 서로 다른 곳을 보고 한 적도 있었다. 서로 '제발 부탁이야. 보지 마. 빠져있을게' 같은 대화들이 오갔다"고 털어놨다.
6살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이기도 한 진서연은 "대부분 엄마들이라 시간 날 때는 애들 이야기도 많이 했다. 다들 아이를 두고 촬영장에 나와서 미안하다고 하다가도, '야 그래도 나와서 일하니까 좋지 않냐. 촬영 계속했으면 좋겠다' 같은 말에 공감하기도 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센 언니들이 센 캐릭터로 만난 현장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는 "이런 순둥이들이 없다"고 강조했다. 진서연은 "다들 인터뷰를 해보셔서 알겠지만 센 캐릭터들은 하나도 안 세다. 오히려 청순의 원조들이 진짜 세다. 저희들은 다 너무 귀엽고 순수한 사람들이다. 촬영하면서 서로 '너무 귀여워'라며 좋아했다. 끝나고 맥주 먹을 때 우는 착한 아이들이기도 했다. 모두가 정말 사랑스러운 동료들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 = 앤드마크, ENA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