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유준상 기자) 두산 베어스의 상승세와 함께 전반기를 마감한 포수 양의지가 5년 만에 두산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올스타전 무대를 누볐다.
양의지는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에 드림 올스타 3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팬 투표와 선수단 투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당당히 베스트12에 선정됐고, 두산 소속으로는 2018년(울산) 이후 5년 만에 올스타전에 나서는 기쁨을 누렸다.
양의지는 "올스타전에 올 때마다 기분은 좋은 것 같다. 팬분들의 선택을 받아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선수로서 영광스럽고, 매년 올 때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두산 팬분들께서 내게 '하루에 세 번씩 꼬박꼬박 투표했다'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내가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성적이 잘 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양의지는 사인을 이어가던 중 한 팬이 "도루 많이 해주세요"라고 얘기하자 "1개만 더 하면 커리어하이다"고 웃었다. 양의지가 한 시즌에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한 시즌은 2013년, 2018년, 그리고 올해(이상 6개)다. 올핸 도루 성공률이 100%인 점도 눈에 띈다. 그는 "고영민 코치님의 타이밍이 비결이다. 지금 나보다 도루가 적은 선수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가볍게 농담하기도 했다.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서 양의지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생각한 건 무엇일까. 바로 이승엽 '감독'이었다. 양의지는 "감독님과 선수 때도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그런 적은 없지만 경기장에서 많이 뵀는데, 상황에 따라서 감독님 반응이 좋지 않나. 재밌는 것 같다. 아직도 선수 같다"며 "어차피 언젠가는 감독을 하셔야 할 분이었기 때문에 그분이 감독님이 돼서 내가 거기에서 같이 뛸 수 있다는 게 영광스럽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좀 안 좋을 때는 배려해 주셔서 지명타자로 나갈 수 있도록 조절해 주시니까 충분히 좋은 컨디션으로 할 수 있는 것 같다. (감독님이 자신은 아파도 양의지가 아프면 안 된다는 걸) 기사로 봤는데 감독님이 기도하신다고 하니까 안 아파야 할 것 같다. 포항 원정에서 경기할 때 '마지막 6경기는 다 포수로 나간다'고 했는데 1경기밖에 나가지 못했다. 후반기에는 (포수로) 많이 나가고 싶다"고 감사함을 표현했다.
9연승으로 전반기를 마감한 3위 두산은 2위 SSG 랜더스와의 격차를 4경기 차까지 줄이면서 중위권은 물론이고 선두권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을 마련했다. 팀의 9연승 기간 동안 양의지의 성적은 8경기 27타수 13안타 타율 0.481 1홈런. 타 팀들의 경계 대상 1호 역시 '양의지가 있는' 두산이다.
15일 두산 구단 공식 유튜브의 '올스타 프라이데이' 비하인드 영상에 등장한 고영표(KT 위즈)는 양의지에 대해 "두산 지금 (양)의지형 들어오고 너무 빡세다"며 "(의지형 효과는) 살벌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취재진으로부터 해당 내용을 들은 양의지는 "그런 얘기를 들으면 선수로서 너무 기분이 좋고 감사하다"며 "또 개인적으로는 내가 팀에 도움이 많이 될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양의지는 "(연승을 이어가기 위해) 경기에 임하는 자신감이 필요한 것 같다. 지난해 좋지 않은 순위였기 때문에 선수들이 이길 수 있을지, 잘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많은 것 같았는데 요즘에는 다들 나가서 자신 있게 모든 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며 "후반기 첫 경기 상대가 KIA인데, 저희와 같이 기세가 좋은 팀이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부산, 박지영 기자/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