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나영석PD가 과거 '환승연애' PD의 연애 프로그램을 거절하며 쓴소리 했다고 밝혔다.
11일 나영석 PD는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윤식당' 등을 함께 했던 후배 이진주 PD와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진주 PD는 나영석의 품을 떠나 지난 2021년부터 tvN 연애 리얼리티 '환승연애' 시리즈를 제작했다. 그리고 올해 초 JTBC로 이적했다.
이날 나PD는 이PD와 함께 일했던 과거를 추억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PD는 "예전에 진주에게 '네가 입봉할 차례야. 하고 싶은 게 있니?'라고 말했다. 2주에 한 번씩 검사 맡듯이 들고 왔다. 음악 프로그램이랑 미팅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윤식당' 아이디어가 나오기 전에"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진주가 음악을 좋아한다. 하고 싶다고 갖고 왔는데 선배답게 '그런 건 안 돼. 시청률이 안된다. 네가 좋아하는 거랑 다른 거다. 망해서 흔적도 없이 떠내려가려고 하냐', '안돼. 다른 것 갖고와'라고 했다"며 웃었다.
이PD는 "'성공도 습관이다' 그 말씀을 하셨다. 음악 프로그램 하고 싶은데 쌓인 습관이 없었다. 좋은 인풋은 되지만 아웃풋이 안 됐을 것"이라고 답해 훈훈함을 안겼다.
나PD는 "진주가 두 번째로 가져온 게 미팅 프로였다. 그때 진주가 30대 초반이었는데 '제가 나이도 이렇고 해서 알콩달콩한 거 하고 싶어요 선배님'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너 여기 앉아봐'라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건 안되는거야. 내가 다 해봤고 지금 다 망하고 없지 않냐. 시청률이라는건 정해져있다'라고 정신을 왜 못 차리냐는 톤으로 잔소리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저는 이 친구가 '환승연애'를 만들고 나서 늘 그 순간이 떠오른다"며 후회 섞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때 내가 진주 프로그램을 까지 않았으면"이라며 "진주에게 '미팅 프로? 나는 확신이 없지만 네가 하고 싶은 게 명확하게 있으면 한번해봐'라고 말하는 선배였어야 되는것 아닌가 싶다. 저는 늘 그 순간이 되게 자주 떠오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나PD는 "다른 후배들이 하고 싶은 걸 갖고 오면 '하지마', '이렇게 하면 안돼'라고 하는데 내가 혹시 '환승연애'인 줄 모르고 까고 있는거 아닌가. 늘 그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PD는 "그때 했으면 망했을거다. 그만큼의 내공이 안 쌓인 상태였으니까. 트레이닝 되는 과정이었고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습관이 들여진 상태에서 했어야 한다. 연애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너무 어려운 프로그램이더라"라고 답했다.
나PD는 '환승연애' 인기에 감탄하며 "진주가 하는 게 잘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체감을 못하고 있었다. 마지막 방송하는 날 (PD, 작가들이) 편집을 빨리 끝내놓고 단관(단체 관람)을 하겠다고 하더라. 그게 한 두 그룹이 아니었다. 대주 작가는 CGV에서 본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놀랐다. 나랑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트렌드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인데 특정 프로그램에 대해서 팬이 되기 쉽지 않다. 이 업계에 있으니까"라며 "기꺼이 팬이 되기를 자처했다는 게. '내가 지금까지 저 정도의 영향을 가져온 게 있었을까?' 싶다. 특정 타깃층의 강렬한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게 참 쉽지 않은데"라며 감탄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채널십오야'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