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새로운 행선지로 꼽혔던 파리 생제르맹(PSG)에는 합류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 소속으로만 280골을 터트리며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린 케인은 데뷔 이후 토트넘에서 줄곧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22/23 시즌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에도 진출에 실패하며 그가 토트넘을 떠나 우승권 전력을 갖춘 팀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예상이 퍼져나갔다.
우승을 위해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케인에게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 꼽히는 팀은 바로 뮌헨이다. 뮌헨은 지난해 여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바르셀로나로 이적시킨 후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고민에 빠진 상태다. 기존 자원들도 최전방 고민을 해결해 주지 못했기에 케인 영입으로 공격진을 개편할 계획을 세웠다.
뮌헨은 케인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곧바로 케인 영입을 위한 1차 제안을 건넸다.
7000만 유로(약 990억원) 수준의 이적료를 제시한 뮌헨에 토트넘은 곧바로 거절하며 판매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2차 제안인 8000만 유로(약 1136억원)까지 거절하며, 영국 현지에서는 최소 1억 유로(약 1420억원) 이상의 제안만이 다니엘 레비 회장을 협상 테이블에 앉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뮌헨은 토트넘의 요구 수준을 맞추기 위해 주축 선수들 세일에도 나섰다. 지난해 발롱도르 2위 마네를 2000만 유로(약 283억원)에 판매할 예정이며 사우디아라비아로도 보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마르셀 자비차, 벤자민 파바르, 라이언 흐라벤베르흐 등을 추가로 판매해 케인 이적료에 필요한 자본을 충당할 계획이다.
뮌헨의 제안이 거절되고 협상이 길어지자, 그 틈을 노리기 위해 케인 영입전에 참여한 팀도 있었는데 바로 PSG였다. 프랑스 매체 'RMC스포츠'는 12일 "PSG는 이적시장을 멈출 생각이 없으며, 중요한 9번 자원 영입을 모색하고 있다. 그들은 간단하지는 않더라도 케인 영입을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다"라며 PSG가 케인 영입을 위해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RMC스포츠는 PSG가 케인과 토트넘을 설득할 방법은 자본을 바탕으로 한 높은 제안이라며 "케인은 뮌헨에 1200만 유로(약 170억원)의 연봉을 기대할 수 있다. PSG는 이를 쉽게 넘어설 수 있다. 또한 PSG는 토트넘을 만족시킬 수 있는 1억 유로 제안도 건넬 수 있다. 뮌헨도 또 다른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 토트넘의 목표는 케인이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대박을 터트리는 것이다"라며 PSG가 토트넘이 원하는 이적료를 건넬 수 있다고 평가했다.
PSG는 이미 영국 매체 등을 통해 최근 "케인은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의 이번 여름 '최우선 타깃'으로 급부상했다. PSG는 뮌헨과의 경쟁에 돌입할 준비를 마쳤다"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케인에 대한 관심은 공개된 바 있다.
자본에서는 뮌헨에 전혀 밀리지 않는 PSG이기에 뮌헨이 케인 영입을 위한 협상에 실패하거나, 레비 회장을 설득할 이적료를 들고 오지 못할 경우 PSG가 충분히 차기 행선지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잇달았다.
하지만 케인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많은 돈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케인이 PSG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행선지는 뮌헨만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프랑스 매체 '르텐스포츠'는 13일(한국시간) "끝났다. 슈퍼스타는 PSG에 답을 내렸다"라고 케인 이적설에 대해 보도했다.
르텐스포츠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다음 시즌 9번 공격수를 원한다. 그는 아마도 케인의 영입을 요구했을 것이다"라며 PSG의 관심을 전했다.
이어 "문제는 케인이 파리에 상륙할 생각이 없다는 점이다. 케인은 뮌헨을 선호하며, 뮌헨도 케인을 위해 은행 잔고를 깰 준비가 됐다"라며 케인은 PSG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파리로 향할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르 파리지앵 보도 내용을 인용하며 케인의 행보에 대해 "케인은 토트넘을 떠나야 한다면 다른 곳이 아닌 뮌헨에서 뛰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유럽 다른 팀들은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하기 위해 계약할지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라며 현재 케인이 뮌헨 외에는 다른 행선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비 회장은 케인의 가치를 최소 1억 유로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뮌헨도 이를 위해서는 많은 지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케인의 유일한 행선지로 선택받은 뮌헨은 케인을 데려오기 위해 결국 3차 제안을 준비하여 토트넘에 제시할 예정이다.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해리 케인에 대한 3차 오퍼를 준비 중이라고 최고 권위 축구지 '키커'가 13일 보도했다.
'키커'까지 뮌헨의 케인 3차 오퍼를 확신함에 따라 토트넘의 자세가 궁금하게 됐다. 케인이 뮌헨으로 올 것이라 자신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이적료를 높여 제안하는 것이다. 케인은 12일 토트넘 첫 훈련장에 나타나 동료들과 땀을 흘리고 엔지 포스테코글루 새 감독과 대면했다. 뮌헨은 이달 내 그의 영입을 마무리하겠다는 자세여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키커'는 "뮌헨 구단은 아직 케인을 데려오기엔 먼 길이 남았다고 생각하나 그가 독일로 오겠다는 마음은 확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뮌헨 구단은 조만간 3차 오퍼를 건넬 것이다"고 전했다. 다만 뮌헨의 3차 제안과 케인의 긍정 신호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이 협상을 진전시킬지는 미지수다.
두 구단 간의 협상에 대해 현지 반응도 엇갈렸다. 영국 현지에서는 케인이 토트넘 잔류에 열려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반면, 독일에서는 케인이 잔류가 아닌 이적을 위해 태업까지 강행할지 여부에 주목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케인은 포스테코글루를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는 뮌헨의 큰 관심에도 불구하고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포스테코글루와 논의에 들어갈 것이다"라며 케인이 잔류 옵션도 고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독일 뮌헨 지역지 '아벤트차이퉁(Abendzeitung)'은 12일 "해리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위해 파업을 할 것인가"라며 케인이 뮌헨 이적을 추진하기 위해 태업을 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하기도 했다.
케인의 강한 뮌헨행 의지로 PSG는 사실상 행선지에서 제외된 가운데, 뮌헨이 3차 제안을 통해 토트넘을 설득할 수 있을지, 케인이 뮌헨행을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설지도 남은 이적시장 기간 많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트위터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