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할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배우들도 파업에 동참할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데드라인 등 다수 매체는 미국 배우 노조(SAG-AFTRA)가 스튜디오 및 OTT 플랫폼들과의 협상에 연방 조정 기관을 참여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협상일을 12일 이후로 연기하는 것은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화 및 텔레비전 제작자 연합(AMPTP)은 노동 분쟁 해결을 돕는 연방 기관인 연방 알선 조정청(FMCS)에 협상을 요청했다. 이 요청은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를 비롯해 데이비드 자슬라프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CEO,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공동 대표 다나 월든과 알란 버그만 등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5월 2일부터 미국 작가 조합(WGA)은 OTT 플랫폼의 오리지널 시리즈 작품에 참여한 작가들에게 돌아가는 돈이 10년 전보다 줄었다는 점을 비롯해 챗GPT 등의 AI 툴로 각본을 쓰는 것에 대한 제한을 둘 것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이에 크리스토퍼 놀란과 맷 리브스 감독 등이 동참한 상태며, 영화 '바비'의 각본을 맡은 노아 바움백 또한 파업에 동참하는 의미로 '바비'의 홍보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여기에 배우 노조에서도 파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당초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협상을 통해 12일로 데드라인이 밀린 상태다.
배우 노조 또한 OTT 플랫폼으로 인해 영화의 러닝 개런티, 드라마 재방료 등이 들어오지 않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배우들의 3D 모델링이 AI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단역배우들의 경우 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튜디오들이 추가적인 비용 지불 없이 배우들의 모델링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는 점 또한 쟁점이 되고 있다.
배우 노조는 계속해서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파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상황. 만일 배우 노조까지 파업에 돌입할 경우 63년 만에 작가 노조와 함께 총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총파업이 시작되면 노조에 소속된 배우들의 영화나 드라마 촬영이 금지되며, 프리미어 행사나 기자회견 참석이 금지되고 샌디에이고 코믹콘(SDCC) 등의 행사나 SNS에서도 향후 프로젝트에 대한 홍보가 불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할리우드는 완전히 올스톱될 상황에 놓이게 됐다. 당장 작가노조의 총파업으로 인해 다양한 영화의 개봉일이 대거 조정되었고, TV 프로그램들의 제작도 모두 중단된 상태인데, 배우들마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각 스튜디오들은 당장 공개될 작품에 대한 홍보를 직접 해야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할리우드 측과 연계해서 작품을 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번 총파업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SLL은 지난 4일 열린 상반기 결산 기자간담회 당시 "당초 미국 작가와 작품 진행이 되고 있었는데, 현재 미국 작가들이 총파업에 돌입한 상태"라며 제작이 중단된 상태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넷플릭스 측은 최근 크리에이터들에게 공정한 배분이 이뤄지지 않는 점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약속했던 만큼, 적어도 국내에서 국내 인원들만 추업되어 제작되는 작품들의 경우 이번 파업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0시를 기점으로 파업에 돌입하게 될 배우 노조가 극적인 합의를 보게 될 것인지, 아니면 파업의 진행으로 인해 어떤 후폭풍이 몰아칠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 EPA/연합뉴스, 넷플릭스, SLL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