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잉글랜드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에 대해 현 소속팀인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가 프리미어리그 연봉 1위라는 카드로 재계약을 설득할 전망이다.
케인이 우승트로피에 대한 욕심으로 뮌헨행을 추진하는 것인 만큼 연봉 대폭 인상이 그의 마음을 돌리는 촉매가 될지 궁금하게 됐다.
영국 유력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11일 "케인이 토트넘에 잔류하면 주급 40만 파운드(6억7000만원)를 벌 수 있다"며 "그가 토트넘 새 사령탑인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국가대표팀과 일본 J리그 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거쳐 지난 2년간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달 토트넘과 4년 계약을 체결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지난 10년간 팀의 주득점원으로 활약한 케인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그는 10일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뒤 첫 기자회견에서 케인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얻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신문은 "뮌헨이 올 여름 케인을 영입하려고 하지만 레비 회장이 케인에게 재계약 설득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아직 케인이 재계약하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은 아니지만 토트넘은 케인에게 주당 40만 파운드를 지불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소개했다.
다만 케인이 뮌헨으로 떠나려는 이유가 돈이 아닌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제패에 대한 야망인 만큼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선수들이 다시 유럽 무대에 설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설득을 해야 한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강조했다.
뮌헨이 케인을 유혹하는 가장 큰 무기가 바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이기 때문이다. 반면 토트넘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8위에 그쳐 UEFA 클럽대항전에 전혀 나서지 못하는 만큼 케인을 당장 붙잡을 촉매는 고연봉 말고는 없는 상황이다.
어쨌든 케인이 토트넘 플랜인 40만 파운드, 연봉 2080만 파운드(348억원)를 받아들인다면 10위~20위권에서 프리미어리그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로 단숨에 올라설 수 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최고 연봉자인 맨시티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위너의 2080만 파운드와 동률을 이루기 때문이다.
케인은 현재 주급이 20만 파운드, 연봉이 1040만 파운드로 10위인 엔소 페르난데스의 1547만 파운드의 60% 수준이지만 토트넘이 두 배 올려주면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는 선수로 자존심을 한껏 세울 수 있다.
관건은 뮌헨의 자세다. 케인의 이적료로 8000만 파운드(1140억원)에 추가 옵션을 붙여 토트넘제 2차 제시했으나 거절당한 뮌헨은 케인 연봉으로 토트넘이 고려하는 350억원 안팎을 충분히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케인이 재계약을 수락하면서 토트넘 레전드로 남느냐, 아니면 축구인생에서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우승을 위해 뮌헨으로 가느냐는 명분 싸움으로 이번 영입 경쟁이 결론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토트넘은 뮌헨의 공세가 적극적으로 변하자 손 댈 수 없는 이적료를 설정해 케인을 잔류시킨다는 벼랑 끝 전술도 구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유력지 '데일리 메일'은 10일 "토트넘은 뮌헨이 준비하고 있는 케인에 대한 기본 이적료 7000만 파운드(1170억원), 그리고 추가 옵션이 달린 계약서를 거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뮌헨은 여전히 케인을 원하지만 토트넘이 책정한 1억2000만 파운드(2000억원) 가치를 충족시키진 못할 것이다. 토트넘은 이 정도 금액이 케인의 적정 평가액이라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뮌헨은 케인 이적료로 7000만 유로(약 1000억원)를 토트넘에 제시했으나 영국 언론으로부터 혹평을 듣고 말았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뮌헨이 1차로 제시한 이적료 7000만 유로와 옵션 입찰은 토트넘을 설득하지 못했다. 거절당했다"며 "토트넘은 이런 액수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2차 제안에 대해서도 이 정도로는 부족하고 촌평했다.
케인은 유럽 명문 구단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려는 뮌헨 리빌딩의 마지막 방점이다.
이미 자유 계약으로 콘라트 라이머, 하파엘 게레이루를 영입해 중원과 풀백을 보강했으며, 최근 김민재 영입에 임박해 센터백도 전력을 강화할 예정인 뮌헨은 2021/22시즌 끝난 뒤 FC바르셀로나(스페인)로 떠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최근 이적 가능성이 대두된 케인을 후보로 올려두고 협상에 나섰다.
케인은 토트넘에서만 11시즌을 소화하며 공식전 435경기 280골, 프리미어리그 통산 317경기 213골을 기록한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지만, 최근 토트넘의 무관 기록이 길어지며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전망이 계속 나오는 중이다.
뮌헨은 곧바로 케인의 상황에 주목해 적극적인 설득 작업에 들어갔고, 케인도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쟁력을 갖춘 뮌헨 합류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뮌헨 소식에 정통한 '스카이스포츠 독일'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뮌헨과 케인의 개인 협상에 형제와 아버지, 토마스 투헬 감독, 마르코 네페 뮌헨 단장이 동석했다"며 "내 생각에 9월 1일 안에 케인은 뮌헨과 계약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연이은 토트넘 측의 뮌헨 오퍼 거절 보도에도 불구하고 두 구단이 마주 앉아 실마리를 풀 것으로 본다.
독일 매체 '테체'는 10일 "레비 회장은 케인을 놓아줄 의사가 있다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토트넘은 케인과 계약 연장에 대해서도 협상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라는 말로 토트넘이 어떤 금액에도 케인을 보내주지 않을 계획일 수도 있다고 했으나 "다음 주 두 구단의 대표가 다시 만날 것이다. 뮌헨은 자신들의 이적료가 옳았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다. 뮌헨은 자신감을 가지고 회담에 임할 것이며, 1억 유로 혹은 그 이상의 이적료 요구도 뮌헨을 단념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뮌헨이 토트넘과의 만남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언론은 이적료가 지금 토트넘이 주장하는 2000억원은 아니어도 1500억원엔 육박해야 케인에 대한 제안을 검토할 것으로 확신한다. 두 구단의 대화에서 돌파구가 마련될지 지켜볼 일이다.
토트넘은 케인 이적을 대비해 나폴리 공격수 빅터 오시멘 영입을 고려하고 있으나 오시멘이 갈 의사가 없음을 내비친 적이 있어 고민에 빠졌다는 점도 변수다. 케인이 떠나면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데려올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뜻이다. 복잡한 고차방정식 속에서 뮌헨행을 원하는 케인과 향후 어떤 관계를 맺어나갈지가 올 여름 유럽축구 이적시장의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