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김민재와 이별을 앞둔 SSC 나폴리가 대체자로 같은 아시아 출신인 이타쿠라 고(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낙점했다.
이탈리아 매체 '아레아 나폴리'는 9일(한국시간) "이타쿠라 에이전트는 이타쿠라가 나폴리와의 계약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나폴리는 2022/23시즌 세리에A 정상에 오르며 33년 만에 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했지만 우승 주역 중 한 명인 김민재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했다.
지난해 여름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단숨에 팀 내 핵심 수비수로 등극하면서 나폴리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이탈리아 세리에A 사무국도 김민재 활약상을 높이 평가해 지난 시즌 리그 최우수 수비수로 김민재를 선정했다.
김민재는 명실상부 유럽 최정상급 수비수로 등극했지만 나폴리는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김민재가 너무 뛰어난 활약을 펼친 탓에 유럽 빅클럽들이 모두 김민재를 주시하기 시작했으며 김민재 계약서에 있는 바이아웃 조항이 이적설에 불을 붙였다.
김민재 계약서엔 7월 1일부터 15일까지 이탈리아 밖에 있는 해외 클럽에게만 유효한 바이아웃 5000만 유로(약 712억원) 조항이 있다. 바이아웃은 일정 액수를 지불하는 것으로 선수와 구단 사이에서 체결한 계약을 무효화하는 것으로 5000만 유로를 지불한다면 김민재를 영입할 기회를 갖게 된다.
다른 월드 클래스 수비수들 몸값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액수이기에 많은 빅클럽들이 김민재에 관심을 표했고,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 영입 경쟁에서 최종 승리자가 되는 순간을 앞두고 있다.
뮌헨은 한국에 의료진을 파견해 김민재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이미 개인 합의도 모두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뮌헨이 바이아웃 금액을 나폴리에 지불하고 김민재가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김민재는 정식으로 뮌헨 선수가 된다.
김민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뮌헨의 유혹을 저지하지 못한 나폴리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김민재 빈자리를 메울 선수를 찾기 시작했다.
많은 선수들이 김민재 대체자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김민재와 같은 아시아 출신인 일본 수비수 이타쿠라가 '제2의 김민재'로 낙점받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아레아 나폴리'에 따르면 이타쿠라 에이전트는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나스르와 나폴리로부터 제안을 받았는데 현재 나폴리가 영입에 가까운 상태이다"라고 밝혔다.
1997년생 일본 수비수 이타쿠라는 지난해 여름 묀헨글라트바흐에 합류한 뒤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면서 리그 24경기를 소화했다. 시즌 중 인대 파열 부상을 입어 잠시 전력에서 이탈하긴 했지만 신체 능력과 빌드업이 출중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일본 대표팀 일원으로 대회에 참가해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일본의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특히 조별리그 1차전 독일전에서 이타쿠라는 롱패스로 아사노 타쿠마(보훔)의 결승골을 도우면서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타쿠라에 대해 매체는 "최근 며칠 동안 나폴리가 이타쿠라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라며 "무엇보다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이 이타쿠라 국적에 흥미를 느꼈다. 그는 나폴리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마케팅 효과로 누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이타쿠라 영입에 필요한 이적료는 김민재 대체자 후보에 오른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훨씬 저럼한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이적료에 관해선 "이타쿠라를 영입하려면 1200만 유로(약 171억원)가 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묀헨글라트바흐는 최소 1500만 유로(약 214억원)를 원할 것"이라며 "또한 이타쿠라 연봉은 100만 유로(약 14억원) 수준이라 나폴리 재정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나폴리는 그동안 아시아 출신 선수들과 연이 멀었던 팀이지만 김민재가 큰 성공 사례를 남기면서 아시아 선수들을 이전보다 더 주목하게 됐다.
나폴리가 김민재를 통해 벌어들인 이적료로 김민재와 같은 아시아 출신인 이타쿠라를 영입해 또 하나의 아시아 선수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낼지 주목된다.
사진=DPA, AP/연합뉴스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