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박훈정 감독이 자신의 작품을 향한 대중의 평가를 냉철하게 바라보며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는 속내를 전했다.
지난 달 21일 개봉한 '귀공자'는 6일까지 62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관객들의 다양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현재, 수치로만 보면 사실상 흥행 실패에 가까운, 쓰라린 성적표다.
박훈정 감독은 이를 냉정하게 받아들이며 "상업영화 감독인데, 작품이 상업적으로 평가를 제대로 못 받았다면 그건 냉정하게 봤을 때 실패라고 생각해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박훈정 감독은 "당장 개봉했을 때는 잘 보이지 않던 부분이 한참 지나고 나서 보일 때도 있더라고요. 동시기에 개봉한 다른 영화들에 비해 매력이 덜 했기에 선택을 덜 받았을 것이라 생각해요. 뭐가 문제였을까 고민을 좀 해야죠"라고 얘기했다.
'귀공자'는 '슬픈 열대'라는 가제에서 '더 차일드'를 거쳐 지금의 제목이 최종 확정된 바 있다. 주연 김선호가 캐스팅 된 후 사생활 논란 문제가 불거지며 촬영 전부터 남다른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박훈정 감독은 "촬영 할 때 한창 코로나19 시기이기도 했고, 이전의 촬영들보다는 제약이 많은 상황이었어요. 촬영할 때만해도 제때 개봉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는데, 막상 이렇게 개봉을 하니 느낌이 좀 다르기도 해요"라고 돌아봤다.
머릿 속에서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지점에 대한 마음도 밝혔다.
박훈정 감독은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화법에 대한 부분을 고민하고 있어요. 정말 홍수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포맷을 가진 콘텐츠가 많잖아요. 상업적인 구조라는 것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고 봤을 때, 그 안에서 계속 이야기의 구조와 틀 같은 것들을 변형해야 하는데 '그럼 아예 확 바꾸는 것이 맞는 것일까' 같은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부분이 있죠"라고 얘기했다.
'귀공자' 후반 작업을 진행하며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톤이 차츰차츰 더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꺼낸 박훈정 감독은 "보시는 분들이 기존의 제 작품들을 생각하시고, 또 청불 등급이라고 하니 이야기가 굉장히 무거울 것이라고 생각하셨을 수 있는데 '귀공자'는 저 스스로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가벼웠거든요"라며 조심스레 말을 더했다.
이어 "무겁거나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니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 영화의 소재가 됐던 부분에 대한 생각을 한 번 더 해주실 수 있다면, 제가 생각한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들죠"라고 덧붙이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영화를 지켜봐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차승원과 김선호, 김강우가 함께 하는 차기작 '폭군'에 대해 "'귀공자'가 현실 기반의 이야기라고 한다면, '폭군'은 약간 SF 판타지의 느낌이 있어요"라고 귀띔한 박훈정 감독은 "(주위에서 전하는) 피드백을 잘 반영해보려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보는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니, 그 범위를 좀 더 넓혀볼까 하는 생각은 하고 있죠. 저도 이제 순화돼 가는 기분입니다"라고 멋쩍게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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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