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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염둥이 슛돌이→PSG 미드필더…16년 만에 프랑스 최강 입성, '만화 축구' 따로 없다 [이강인 PSG 입단]

기사입력 2023.07.09 14:30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16년 전, 자기 몸집만한 축구공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모습이 '날아라 슛돌이'를 통해 전국에 방영되며 온 국민들에게 남다른 재능을 선보였던 이강인이 마침내 프랑스 리그 최강 파리 생제르맹(PSG)에 입성했다.

그야말로 만화, 동화 같은 스토리가 한국 축구에서 일어났다.

PSG는 9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이강인의 도착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 22세 공격형 미드필더인 그는 PSG에서 뛰는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된다"라며 이강인의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등번호 19번을 달게 되며 계약 기간은 오는 2028년까지 5년이다. 이적료는 2200만 유로, 약 32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PSG는 역사는 짧지만 프랑스 리그 최강으로 여겨지는 팀이다. 2010년대 초반 카타르 자본이 들어온 후 천문학적인 액수를 투자해 리그 최강으로 거듭났다.

거쳐간 선수들만 해도 슈퍼 스타들이 즐비하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에딘손 카바니, 티아고 실바 등이 뛰었고, 데이비드 베컴도 선수 생활 막바지에 PSG에서 뛰었다. 현재는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는 세르히오 라모스, 그리고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뛰었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던 유망주 이강인도 PSG 일원이 됐다. 2007년 '날아라 슛돌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이름을 알린 후 16년 만에 이뤄낸 업적이다.

이강인은 지난 2007년 KBS에서 방영한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전 국민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6세로 어린 나이였음에도 몸집만한 축구공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모습, 형들에게 밀리지 않는 볼 컨트롤 기술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이강인이 나오기 전까지 전문 유소년 축구팀을 상대로 번번이 패배를 맛봤던 슛돌이는 그가 등장한 후 승승장구하는 팀으로 변신했다. 팀 내 최고 에이스로 활약하는 이강인의 모습은 주말 저녁 전국에 방영됐고, 이강인의 재능은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슛돌이에서 뛰는 동안 이미 국내에 적수가 없었던 이강인은 스페인 유학을 결정했다. 10살이던 2011년 스페인 명문 발렌시아로 건너갔다. 발렌시아 연령별 유스팀을 거치면서 세계적인 유망주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재능으로 평가 받았다. 입단 후 꾸준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고, 2017년 발렌시아 메스타야 소속으로 프로 데뷔에 성공했다.






2018/19시즌에는 발렌시아 1군에 합류했다. 프리시즌 훈련에 참가하며 1군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이강인은 2018년 10월 코파 델 레이를 통해 1군 데뷔에 성공했다. 발렌시아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데뷔한 외국인 선수가 된 이강인은 이 시즌 라리가를 포함해 총 11경기에 출전하며 꽤 많은 시간을 보장 받았다.

시즌 종료 후 이강인은 세계 무대인 월드컵에서 맹위를 떨쳤다. 정정용 감독이 이끈 20세 이하(U-20) 대표팀에 선발돼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출전,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준우승을 견인했다.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아쉽게 패하긴 했으나 대회 내내 이강인이 보여준 활약상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대회 최고 선수에게 수여되는 골든볼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서 주목 받는 유망주로 거듭났다.




월드컵 활약 이후 팀에 돌아온 2019/20시즌에는 팀 내 최고 유망주 대우를 받으며 활약했다. 시즌 초 헤타페를 상대로 데뷔골을 터뜨린 이강인은 주로 후반 교체 자원으로 활용됐지만 선발 기회도 꾸준히 얻어 총 24경기에 출전했다.

2020/21시즌에는 준주전 선수로 도약했다. 리그 24경기 중 16경기를 선발로 출전했다. 코파 델 레이까지 총 27경기에 출전해 1골 4도움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시즌 후반기에는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많아졌고, 구단 재정이 악화된 발렌시아가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이강인을 판매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이 시즌을 끝으로 발렌시아와 작별했다.

이강인의 다음 행선지는 리그 하위권 팀 마요르카였다. 첫 시즌이었던 2021/22시즌에는 동갑내기 절친이자 일본 유망주 구보 다케후사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나 점차 주전 경쟁에서 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시즌 후반기 이강인에게는 은사라고 할 수 있는 하비에르 아기레 현 마요르카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후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간 이강인은 2022/23시즌 아기레 감독의 중용을 받고 팀 내 최고 에이스로 활약했다.






날카롭고 정확한 패스, 화려한 드리블 능력을 앞세운 이강인은 6골 6도움,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또한 라리가가 주목하는 유망주로 떠올랐고, 유럽 빅클럽들의 관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은 이강인의 거취 문제로 뜨거웠다. 프리미어리그 애스턴 빌라, 브라이턴을 비롯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비야, 레알 베티스 등이 후보지로 떠올랐다. 당초 같은 스페인 리그의 아틀레티코가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아틀레티코 이적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마요르카는 바이아웃을 내지 않는 한 이강인을 절대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었고, 아틀레티코는 마요르카가 주장하는 바이아웃을 낼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았다. 이적료에 선수 한 명을 얹는 방식으로도 협상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아틀레티코와 마요르카는 입장을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됐다.






이후 나타난 팀이 바로 PSG였다. 중동 자본을 보유한 PSG는 이강인의 이적료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새 시즌이 시작되는 7월 이후 이적료를 지불했고, 신속하게 개인 협상과 메디컬 테스트를 마무리했다.

이강인은 16년 만에 프랑스 최강팀에 입단하며 네이마르, 음바페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함께 뛰게 됐다. 16년 전 한 방송에서 이름을 알린 아이가 세계적 강팀에서 뛰는 모습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드라마로 써도 부족한 이야기가 이강인이라는 인물을 통해 실제로 일어났다.


사진=EPA/연합뉴스, SNS, 엑스포츠뉴스DB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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