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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연승 끊겼으면 어때? "결과 신경쓰면 역효과 난다, 과정만 신경쓰자"

기사입력 2023.07.05 05:40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의 연승 행진이 '8'에서 끊겼다. 비록 연승은 끊겼지만, 한 점 차 패배의 아쉬움보다 8연승의 여운이 더 길다. 이 8연승의 기억은, 또 다른 8연승을 만들어 낼 힘을 가지고 있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에서 승리하며 18년 만의 8연승을 달성, 2일 9연승에 도전했으나 1-2 석패를 당하며 9연승에까지는 실패했다. 선발 펠릭스 페냐가 6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잡으며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상대 선발 원태인을 포함한 삼성의 마운드를 공략하기가 쉽지 않았다.


뜨거웠던 연승이 마감되고, 4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최원호 감독은 "스코어상으로는 아쉬운데, 사실 내용상으로는 크게 아쉬움을 가질 만한 건덕지가 없었다. 운이 안 따른, 그것도 막판에 안 따른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단 한 점 차였고, 최근 흐름이 좋았던 만큼 끝까지 희망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주자가 한 명이라도 나가면 분위기는 어떻게 될지 몰랐다. 그러나 9회초, 오승환을 상대한 선두 채은성의 타구는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고, 문현빈의 잘 맞은 타구는 중견수 김현준의 호수비에 잡히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정은원의 타구는 1루수 정면으로 향하며 경기 종료.

최원호 감독은 "이태양, 박상원까지 잘 막았다. 되려면 채은성의 타구가 넘어가든지 빠지든지, 문현빈 타구라도 빠지든지 해야 하는데, 그런 게 다 잡히는 걸 보니까 운이 좀 안 따라주는 것 같았다. 그 전까지는 이렇다 할 게 없었다. 원태인에게 묶인 경기였고, 필승조 공도 제대로 공략을 못했다"며 "아쉽지만 지저분한 경기는 아니었다. 깔끔하게 진 경기였다"고 말했다.





패배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새로운 승리를 준비하면 된다. 한화의 새 목표는 다시 연승을 이어가는 것. 최원호 감독은 선수단에게 전한 메시지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연승이 끊기고) 선수단 미팅은 하지 않았고, 그날 경기가 끝난 후 스태프 미팅만 했다. 8연승 수고했고, 잘 쉬고 화요일부터 다시 준비 잘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미팅을 많이 하면 별로 안 좋다. 내가 1군에 처음 올라왔을 때, 3연패 했을 때 딱 두 번 했다"며 "선수들은 잘하고 있으니 미팅할 만한 게 없다. 잘하고 있을 때 자꾸 얘기하면 좋은 말도 잔소리가 된다. 선수들은 지금 너무 잘하고 있다"고 웃었다.

분명한 건 이번 8연승으로 선수단 전체에 큰 자신감이 들어찼다는 것. 최원호 감독은 "8연승 중 두 번째 경기가 1-0 경기인데, 그 경기를 잡으면서 조금 더 상승세를 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동안은 그런 경기들이 막판에 동점이 돼서 연장 가서 비기든지, 뒤집어지든지 그랬는데, 그걸 한 번 막아내면서 선수들도 자신감을 갖게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최 감독은 "또 잘 되는 팀과 안 되는 팀의 차이는 투타 밸런스다. 하위권 팀들은 대부분 맞지 않고, 상위권 팀들은 그 반대다. 투타 밸런스가 잘 맞는 그런 흐름을 얼마나 잘 타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것들을 잘 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투타 조화가 이뤄진 8연승 기간, 한화만큼 무서운 팀도 없었다.





최원호 감독은 "3연패 했을 때 미팅이 그런 내용이었다. 열심히 하는 것도 다 알고, 잘하는 것도 다 아는데 결과가 패배가 되니까 혹여나 선수들이 '해도 안 되나 보다' 이렇게 생각할까봐 미팅을 했던 거였다"고 말했다.

이어 "못 치고 싶어서 못 치는 타자 없고, 실책하고 싶어서 실책하는 야수 없다. 어떤 투수가 나가서 박살 나고 싶겠나. 다 잘하려고 하는데, 결과가 안 나오는 것뿐이다. 선수들은 결과에 신경을 쓰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니까 과정에만 충실하게 하라고 했다"고 얘기했다.

최 감독은 "운영하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결과에 너무 집착해 운영을 하다 보면 악수를 두기 마련이다. 그래서 순리대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선수들은 그냥 본인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면 된다. 스태프들이 강하게 밀어붙여야 할 때, 한 발 물러나야 할 때 같이 포인트를 잘 잡아내고 냉정하게 판단해서 운영한다면 투타 밸런스를 계속 잘 맞춰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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