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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연호에 뭉클한 사자군단 토종 에이스..."팬들께 감사했고, 또 스스로 뿌듯했다"

기사입력 2023.07.03 07:00



(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말 그대로 에이스다운 투구였다. 삼성 라이온즈 우완투수 원태인이 홈 팬들 앞에서 호투를 펼치며 '연패 스토퍼' 역할까지 해냈다.

삼성은 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1차전에서 2-1로 한 점 차 승리를 거두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한 원태인은 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 한화의 9연승 도전을 저지하면서 시즌 5승을 수확했다.




원태인은 2회초 1사 2·3루에서 정은원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준 뒤 추가 실점 없이 투구를 이어갔고, 홀로 6이닝을 책임졌다. 전날 두 자릿수 득점에 선발 전원 안타를 달성했던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경기 후 원태인은 "연패든 연승이든 똑같은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는데 아무래도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태니까 전환점을 스스로 만들고 싶었고, (강)민호형과 코치님들께 '제가 연패 끊겠습니다'라고 말을 하고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에 스스로 책임감을 많이 가지려고 해서 좋은 투구를 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점수가 안 나고 있어서 투·타 밸런스를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선발투수가 점수를 안 줘야 하는 상황이라 한 점도 안 주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갔다"며 "2회에 한 점을 줘서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민호형이 따라가는 홈런을 쳐서 마운드에서 마음을 다잡고 0-0이라 생각하고 투구할 수 있었다"고 자신의 경기를 돌아봤다.

4회부터 두 팀 모두 점수를 얻지 못하면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스코어가 그대로 유지됐다. 투수들이 잘 막아줬으나 타선이 충분히 득점을 올린 게 아니었기 때문에 삼성은 9회초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러나 원태인은 "늘 그렇듯 불펜투수들을 믿어야 하고, 또 믿고 있었다. (등판을) 끝낸 뒤 루틴에 따라서 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투수들이) 잘 막고 있더라. 또 (김)현준이가 좋은 수비로 1점 지킬 수 있어서 불펜투수들, 현준이, 모든 선수에게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투수들을 비롯해 동료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오승환의 세이브로 경기가 끝나자 선수들 모두 너 나 할 것 없이 기쁨을 표현했고, 원태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감독님께서도 그렇고 선수들 내에서도 모두 투·타 밸런스 안 좋기 때문에 선수들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한 경기 졌다고 너무 상심하지도 말자고 얘기했는데 선수들 모두 똑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주말 시리즈에 홈 경기인데 스윕 당하고 싶진 않았고 홈 팬들 앞에서 이기고 싶은 건 당연한 거니까 끝나고 다들 좋아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원태인은 여러 '악조건' 속에서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팀이 연패에 빠진 것도 부담스러웠지만,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 속에서 경기를 준비해야 했다. 또 지난달 2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이닝 동안 98구를 던진 원태인에게 주어진 휴식일은 단 4일이었다.

원태인은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갑자기 날씨가 더워져서 적응을 못했는데, 코치님께서 너무 힘으로만 던지지 말고 변화구도 썼으면 좋겠고 맞춰잡는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풀면 더위도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해 주셨다"며 "(코치님의 조언을) 듣고 들어가서 너무 힘으로만 붙기보다는 강약 조절도 하면서 잘 넘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호투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장면이 있었다. 바로 6회초가 끝난 직후였다. 원태인이 6회초 2사 1루에서 문현빈의 2루수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잡고 이닝을 끝내자 3루 관중석에 있던 많은 팬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모자를 벗은 뒤 홈 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 원태인은 "너무 안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제오늘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더 잘 던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내려오면서 연호해주시니까 감사한 마음도 있었고 해서 감사함에 보답하는 의미로 팬들께 인사했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원태인은 "(팬들의 함성을 들으니) 너무 좋다. 솔직히 그거 하나 때문에 제가 야구하고 있는 것 같다. 잘 던졌을 때 내 이름을 연호해 주시는 그런 소리를 들으려고 정말 요즘에 열심히 던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잘 던지고 내려올 때 그런 상황이 생기면 너무 좀 스스로 뿌듯한 것 같다"고 전했다.

팀이 연패를 끊었고, 7월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원태인의 자신감도 한껏 올라갔다. 그는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구)자욱이형도 합류하기 때문에 짜임새도 더 생길 것이고, 그래서 투수들이 조금만 더 힘을 낸다면 충분히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책임감을 강조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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