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박보경이 연기를 향한 애정과 열정을 내비치며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인물들을 꾸준히 만나보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
박보경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진행된 JTBC 수목드라마 '나쁜 엄마' 종영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와 연기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1981년 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인 박보경은 연극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뒤 '겨울공주 평강이야기', '유도소년', '나와 할아버지' 등에 출연했고 2008년 영화 '순정만화'를 시작으로 '아부의 왕', '특별시민', '퍼펙트맨' 등 스크린으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2020년 방송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비롯해 지난 해 10월 종영한 '작은 아씨들'의 비서실장 고수임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남겼으며, '나쁜 엄마'의 마스크팩을 쓴 묘령의 여인 이장 부인 역으로도 개성을 드러내며 다양한 작품에서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여기에 제76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화란'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등 공개를 앞두고 있는 작품들까지, 꾸준히 활동 중이다.
남편이자 배우 동료인 진선규와 연극 무대 선후배로 만나 2010년 결혼해 11세, 8세 딸과 아들을 두고 있는 박보경은 "(결혼과 출산, 육아 후) 늘 현장에 가는 것을 바라왔다"고 털어놓았다.
박보경은 "(연기를 쉬고 있던) 10년 동안 슬퍼한다거나,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티를 안 냈다. 남편도 신경을 쓰고 미안해 할 것 같았고, 아이를 낳자고 한 것은 우리 부부의 결정이었으니까 아이를 출산하고 누군가에게 맡긴다거나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난 나의 자리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겠다. 마음껏 잘하고 와라'고 남편에게도 말을 하곤 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그렇다고 또 제 마음이 너무 우울하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사실 현장에 가는 걸 늘 마음 속으로 바라온 부분이었다. 혼자 운 적도 있고, '이제 나는 배우라는 꿈을 꾸면 안되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도 들곤 했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연기 활동을 다시 시작하게 된 후, 남편 진선규와 집에서 현장의 이야기를 조잘조잘 전하는 말에 "여보, 좋아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서 스스로도 연기 현장을 정말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이며 "기회가 빨리, 좋게 왔다"고 겸손하게 돌아봤다.
드라마와 영화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간 것에 대해서는 "꿈 같고 거짓말 같은 마음이다. 제가 연극 공연을 할 당시만 해도 매체(드라마·영화) 연기는 극소수의 선배님들이 하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그 영역이 좀 더 넓어진 것 같더라. 10년 만에 돌아온 현장은 제게 너무 꿈 같은 곳이었고, 오디션을 보는 그 자체도 너무나 신기한 경험들이었다"고 두 눈을 빛냈다.
이어 "특히 '나쁜 엄마'는 (안)은진이 같은 배우들까지도 모두 무대 경험이 있던 분들이어서 대본 연습을 할 때도 연극 할 때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더라. 같이 대사를 맞춰주시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긴장감도 많이 풀리고, 그렇게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동료들을 향한 고마움도 거듭 전했다.
시청자들에게 호평 받았던 '작은 아씨들'의 비서 역할 부터 마스크팩을 쓴 의문의 인물까지, "기다리고 있으니까 이렇게 다양한 역할들이 들어오더라. 어렸을 때부터 인형 놀이를 좋아해서 종이 인형을 만들어서 노는 것도 너무 좋아했고,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에 늘 재미를 느껴왔다. 제가 안해 본 삶을 살아보는 것이지 않나. 내 안의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은 늘 즐거운 일이다"라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연기를 향한 열정은 그대로 갖고 가되,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는 담담한 마음가짐까지 함께 전한 박보경은 "얼마 전에 오만석 선배를 만났는데, 선배님이 '배우는 평생 무직이다'라면서, '작품이 들어왔을 때는 배우이지만, 다른 때는 그냥 네 삶을 사는 박보경이고, 오만석이다. 일할 때는 배우 일에 충실하고, 네가 더 좋아하고 재밌어하고 가치 있어 하는 네 삶을 살라고 얘기하시는데 그 얘기에 공감이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 하루 즐겁게, 행복하게 잘 살자는 마음이다. 1년 후의 계획까지 잘 세워놓으시는 분들이 있지만 저는 그렇지는 못하다"면서 쑥스럽게 다시 웃음 지은 박보경은 "배우 일이라는 것도 언제가 끝이라는 것이 없는 것이니까, 제 삶을 잘 견뎌내고 또 살아내고 있어야 겠다는 마음이다"라고 차분하게 마음을 밝혔다.
사진 =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 JTBC, 진선규·박보경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