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 마운드에 힘을 실어줄 좌완투수가 2군에서 대기 중이다. 정성곤이 그 주인공이다.
구리인창고를 졸업한 정성곤은 2015년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KT 위즈에 입단한 뒤 KT에서 150경기 9승 28패 16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6.85를 기록했다. 2019년에는 52경기 53⅔이닝 3승 3패 11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5.53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했다.
2020년 6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 정성곤은 복귀 첫 시즌에 큰 변화를 맞이했다.
SSG와 KT가 지난해 5월 22일 투수 이채호와 정성곤을 주고 받는 1:1 트레이드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직후 SSG는 "좌완 불펜 강화를 위해서 이번 트레이드를 추진했다"고 정성곤을 영입한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다만 군입대 이후 구속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등 갖고 있는 잠재력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던 건 아니다. 1군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 시즌 1군에서는 2경기에 나온 게 전부였다.
정성곤은 올 시즌에도 1군이 아닌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구단이 야심차게 도입한 '바이오메카닉스' 프로그램을 통해 변신에 돌입했고, 4월만 해도 135km에 불과했던 직구 구속이 이달 15일 라이브 피칭에서 149km까지 상승했다. 두 달 만에 수치가 확연히 달라졌다.
1군에서도 정성곤의 몸 상태와 컨디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원형 SSG 감독은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정성곤의 구속 향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지금 (구속이) 149km 나왔다는 건 100% 믿지 못한다"며 "중요한 건 경기에서의 구속은 불펜 피칭 때와 달라지니까 140km대 중반만 나오면 엄청난 성공이다"고 바라봤다.
'투수 출신' 김원형 감독은 "제구가 안 돼도 된다. 구속만 나오면 투수에게는 그 구속이라는 게 자신감을 심어준다"며 "경기를 거듭해서 하다 보면 한가운데에 집어넣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나오는 거다. 투수는 어쨌든 자신의 구속을 갖고 계속 선수 생활을 해야 하고, 어린 선수면 좀 더 노력해서 1~2km라도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성곤이 그걸 잃어버렸다가 지금 찾은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감독은 "거기에서 잘하다가 스피드나 경기력이 어느 정도 충족된 상태로 오더라도 여기(1군) 와서 긴장하다 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수치가 좀 떨어질 수 있다. 몇 차례 기회를 주다 보면 선수도 안정감을 찾으면서 (수치가) 나올 것이다"고 정성곤의 투구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금 당장 SSG 불펜에 좌완투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필승조의 한 축을 책임졌던 김택형이 군입대한 이후 베테랑 고효준과 임준섭이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여기에 선발, 불펜 등판을 모두 경험한 '영건' 백승건도 1군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중이다.
그러나 정성곤이 가세한다면 무게감 자체가 확 달라진다. 그것도 강력한 구위를 뽐낼 수 있는 좌완 파이어볼러라면 활용도는 더 높아진다. 트레이드 당시 SSG가 원했던 정성곤의 모습을 1군에서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SSG 랜더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