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SBS 최연소 아나운서 출신 김수민이 강남에서 보낸 치열했던 학창시절을 되돌아봤다.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무빙워터에는 '22살, SBS 최연소 아나운서가 퇴사할 수 밖에 없었던 결정적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김수민은 자신이 집필한 '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에 대해 "책의 시작은 사직서 쓴 이야기"라고 입을 열었다.
이에 '무빙워터' 이동수가 "그냥 '퇴사해야지' 이거였냐, 아니면 아나운서국의 불화가 있었냐"고 묻자, 김수민은 "반반인 것 같다. 조용한 퇴사였다. 몸은 회사에 다니는데 마음은 안 다니는 상태"라며 "난 그런 거 못 한다. 그렇게 하루도 살면 안 될 것 같았고, 스스로 타협이 안 돼서 (SBS를) 나왔다. 퇴사하고 리트(로스쿨 입학시험) 두 번 봤다"고 말했다.
일명 '대치동 키즈'라는 김수민은 "나는 완전히 대한민국 경쟁의 산증인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험을 계속 봤다. 예중 입시부터 예고 입시, 대입, 입사 시험까지 계속 시험을 봤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난 무담독녀 외동이었고 부모님은 두 분 다 시골 출신이다. 근데 아빠는 지방대 콤플렉스가 있었고, 엄마도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지만 여러 가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우리 엄마는 맨날 자기가 '시골에서 (서울로) 유학갔다'고 말한다"며 "엄마가 나를 낳았을 때 목표가 '내가 못 했던 것을 다 해줘야지' 였다. 우리 아빠도 서울에서 자리를 잡으니까 교육에 아낌이 없었다. 초등학교를 사립학교로 가려고 동네에서 뽑기를 했는데 다 떨어졌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이 강남으로 이사를 결정했다"고 이야기했다.
또 김수민은 "(학교에) 갔는데 나만 알파벳을 안 배우고 왔더라. 난 엄마한테 늘 하는 말이 '딸이 스펀지처럼 흡수해서 그렇지. 아니었으면 정신병자 됐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어차피 놀이터에 가도 애들이 다 학원 가서 친구가 없었다. 친구 사귀려면 학원에 가야 했다. 나는 거기서 적응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8세부터 사교육 시장에 몸 담근 김수민은 "내 장점은 경쟁력"이라며 "왜냐면 계속 시험을 봤으니까. 근데 그걸 다시 생각하게 된 시기가 20대 중반이었다. 그제야 '어쩌면 시작이 공정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행복하다는 감정을 이제야 느껴봤다"는 김수민은 "그동안 늘 마음 한구석에 불편함이 있었는데 그 불편함을 동력 삼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발전에 대한 생각을 늘 했다. 대학에 가서도 만족스러운 게 아니라 계속 다음을 생각했다"면서 "누가 푸쉬하지 않아도 나도 모르게 성취 중독이 됐다. 25세에 딱 SBS를 퇴사하니 우리 부모님이 '너 처음 쉬어 보네'라고 하더라. 정말 처음 쉬어 본 거다"라고 그간의 심경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김수민은 지난해 5세 연상 검사 남편과 결혼해 슬하에 1남을 두고 있다. 그는 "내가 아나운서 했으면 (아이를) 절대 낳지 못했을 것 같다. 너무 커리어에 치명적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며 "애를 낳으니까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 게 '혼자 살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20대 초반에는 혼자서도 잘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많다고 생각했는데 애를 키우니 생각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또한 "나는 애한테 할 도리 다 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남편을 이렇게 잘 만났잖아. 이런 아빠를 아이에게 내가 골라줬는데"라며 "남편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남편한테도 얘기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유튜브 채널 무빙워크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