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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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질' 올라가면 뭐 하나…'소음·폭언' 민폐 촬영은 그대로 [엑's 이슈]

기사입력 2023.05.16 21:50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나날이 높아지는 K-콘텐츠의 질, 하지만 제작환경은 여전히 제자리다.

15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 스태프의 막말을 폭로한 글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폭로자 A씨는 "14일 코엑스  조형물 앞을 거닐고 있었는데 외국인이 사진을 요청해서 찍어주고 있었다. 갑자기 모자를 쓴 아저씨가 우리한테 처음부터 인상을 쓰면서 벌레 쫓듯이 '찍지 마세요, 가세요' 이랬다"고 설명했다. 상황 설명 안해주고 성질을 내던 사람은 드라마 스태프였다고.

해당 스태프는 성질을 낸다고 항의하는 A씨를 째려보며 "X가야?"라고 막말을 했다고. 불쾌감을 털어놓은 A씨는 해당 드라마가 서인국과 박소담 등이 출연하는 '이재, 곧 죽습니다'임을 밝혔다.



이에 '이재, 곧 죽습니다' 제작사 SLL 측은 엑스포츠뉴스에 "지난 주말 촬영 장소 정리 및 안내를 위해 당일 고용된 보조 스태프의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제작 과정에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하며 이를 인정했다.

공식적인 드라마 공개보다 먼저 나온 제작진의 입장은 사과였다. 해당 일이 화제가 되자 네티즌들은 "배우들은 시작부터 엮여서 욕 먹네", "촬영이 뭐라고 지나가던 시민에게 항상 불쾌감과 피해를 주는지", "예전부터 모든 촬영들은 민폐였다" 등의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다양한 내용을 다뤄야하기에 여러 장소, 다인원이 움직여야 하는 '콘텐츠 촬영'과 '민폐'는 뗄 수 없는 논란이다. 특히, 다양한 콘텐츠 제작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는 요즘, 민폐 촬영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17일 첫 방송을 앞둔 채널A '하트시그널4' 또한 촬영장 소음으로 인해 민원이 접수됐고, 이에 경찰까지 수차례 출동했던 사실이 확인 돼 논란이 됐다.

지난달, '하트시그널4' 촬영은 단독주택 건물에서 새벽까지 아어졌고, 이에 주민이 "평소에는 한산하고 조용한 동네인데 촬영하며 촬영 스태프들의 대화소리 등이 들려 괴롭다"고 토로했다. 또한 '하트시그널4'이 불법 주차 및 드론 촬영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문제도 제기됐다.

이에 채널A 측은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다. 드론 촬영도 주민들 사생활 보호는 물론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촬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트시그널4'은 연이어 인기를 끌었던 '하트시그널' 시리즈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제작소식이 민폐 촬영 논란으로 알려져 많은 질타를 받았다.



시민이 함께 즐기는 축제 현장을 촬영이라는 이유로 막은 사건도 있었다. 아이유와 박보검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지난달 '청보리밭 축제'에서 촬영하며 시민들의 통행과 사진 촬영을 막아 화제가 됐다.

고창 청보리밭 축제와 겹친 드라마 촬영에 스태프들은 축제를 즐기러 온 행인들의 동선을 막아 이들을 제지했고, 사진 촬영을 금지시키며 관광을 방해했다는 것. 이에 대해 고창군청 또한 드라마 촬영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알려져 더 큰 논란이 됐다.

이에 '폭싹 속았수다'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는 "안전한 촬영, 스포일러 유출 방지를 위한 과정에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귀중한 시간을 내어 방문하셨을 분들에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최근 '박은빈 새 드라마'로 화제가 된 '무인도의 디바'는 촬영 스태프에게 벽돌을 던지고 "촬영으로 인한 소음과 밝은 빛에 고통을 받아서 그랬다"고 진술한 40대 남성이 등장하기도 해 민폐촬영 논란이 번졌다.

최근 뿐 아닌 지난해에도 드라마 '찌질의 역사'와 '7인의 탈출'은 촬영 소품차로 시민들의 통행로를 막고, 가정집 대문을 막은 데 이어 소방로에 불법 주차를 하는 등의 막무가내 촬영으로 비난을 받았다. 

색다른 세계관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K-콘텐츠의 질은 매번 발전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촬영 과정에 대한 질은 제자리 걸음인 현실이다. 제작사는 주택가 촬영 등 시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촬영지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 

'촬영'이 우선이 아닌 '촬영으로 미칠 영향'을 먼저 생각해야 진정한 K-콘텐츠의 발전이 아닐까.

사진 = 채널A, 엑스포츠뉴스 DB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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