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박윤서 기자) "나도 놀랄 정도로 연락이 많이 왔다. 이 경기를 끝으로 은퇴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은 지난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오승환은 1회 김혜성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고, 2회는 이정후에게 1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3회를 삼자범퇴로 끝낸 오승환은 4회와 5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은 채 이닝을 매듭지었다. 41세 나이에 치른 선발 데뷔전에서 준수한 투구를 펼쳤다.
경기 후 오승환은 첫 선발 경험에 대해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건 똑같다고 생각하는데, 팀이 이기는 것이 첫 번째였다. 1, 2회에 좋지 않았고 점수를 줘서 팀에 너무 미안했다"면서 "팀이 내게 이런 경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그래서 내가 빨리 반등하고, 내 위치로 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승환은 자신의 투구에 관해 "긴 이닝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 초반에 매 이닝 한 타자씩 잘 막으려 했는데 좋지 않았다"면서 "불펜에서 좋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면 감각 면에서 크게 바뀐 건 없다. 하지만 공을 던질 때 예전보다 힘이 실린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이야기했다.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출발했다가 갑작스럽게 선발 임무를 맡은 만큼 오승환은 많은 투구수를 소화할 수 없었다. 당초 예정된 투구수는 최대 60개. 그러나 4회까지 63개를 던졌던 오승환은 5회도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키며 투구수 73개로 마감했다.
오승환은 "4회 공 개수가 많지 않아서 5회까지 갈 수 있었다. 정현욱 코치님이 계속 가자고 하셔서 나 또한 준비를 했다"며 "초반에 실점했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팀이 이기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모습을 보이며 계속 던질 수 있었다"라고 되돌아봤다.
오승환이 생애 첫 선발 등판에 임하게 되자 때아닌 은퇴설이 돌았다. 이에 오승환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나도 놀랄 정도로 연락이 많이 왔다. 이 경기를 끝으로 은퇴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 근데 아직은 은퇴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팬분들이 원하시는 것처럼, 내가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은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이어 오승환은 "내가 몸이 아프지 않다면 더 열심히 해서 반등을 해야 한다. 그 생각이 첫 번째다. 아직은 은퇴에 대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라며 소문에 반박했다.
사진=대구, 박윤서 기자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