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이겨내야 스타가 된다."
이겨내는 것 그 이상이었다.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한 강릉고 박지훈이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박지훈은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덕수고와의 결승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2실점(1자책점) 호투를 펼쳤다. 팀의 역전패가 아쉬울 뿐이었다.
2학년도 아닌 1학년. 공식 경기 기록 자체가 없었던 2007년생 '만 16세' 박지훈은 이날 결승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안고, 프로 선수들이 오르는 랜더스필드의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후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최재호 감독님이 데뷔를 안 한 선수를 선발로 깜짝 기용했다. 비밀병기가 나왔는데 볼이 너무 좋더라. 당황했다"면서 "에이스가 빠졌지만 그 친구가 끝까지 잘 던져줬다. 굉장히 큰 선수가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경기 전 박지훈에 대해 "이겨내야 스타가 된다"고 말했던 강릉고 최재호 감독은 경기 후 연신 박지훈의 투구를 칭찬했다. 최 감독은 "첫 등판이었는데, 거물 투수를 하나 만들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연습 때도 항상 밸런스가 좋아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잘 던져줘서 감사하다"고 박수를 보냈다.
경기 당일 선발 등판 사실을 알았다. 경기 후 만난 박지훈은 "긴장이 되긴 했지만 설렜다. 대기 투수가 많아 1이닝만 던질 줄 알았다"면서 "1회 좀 떨렸는데 2회부터는 긴장이 풀리고 자신있게 던졌다"고 이날 자신의 경기를 돌아봤다.
비록 강릉고는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박지훈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동생이 먼저 야구를 시작했다 재미있어 보여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야구공을 잡았다. 롤모델은 "공을 빠르고 자신있게 던져서" 오타니 쇼헤이.
팀 내에서는 '강릉고 오타니'로 불리는 선배 조대현을 닮고 싶다. 박지훈은 "처음 학교에 와서 피칭했을 때 코치님께서 대현이 형과 비슷하다고 하셨다"면서 "대현이 형처럼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