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남부지법, 조혜진 기자) 병역 면탈 혐의를 받는 래퍼 나플라(최니콜라스석배)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법정에서 눈물을 보였다.
11일 오전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김정기 판사)에서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비와 나플라 등 9명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나플라는 라비 소속사 공동대표인 김씨, 병역 브로커 구씨와 공모해 복무부적합 판정을 받으려한 혐의를 받는다. 나플라는 해외 출국, 연예 활동 등으로 병역을 연기하다 2021년 병역 연기가 불가능해지자 우울증, 공황장애가 악화돼 정신과 약을 투약한 행세를 했으나 투약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나플라는 복무 과정 중 141일 동안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나플라가 출근한 것처럼 출근부 등 공문서를 허위로 꾸며 복무이탈을 도운 서초구청, 서울지방병무청 등 담당자 5명도 이날 라비, 김씨와 함께 법정에 섰다. 구속 상태인 나플라는 이날 옥색 수의에 뿔테 안경을 끼고 법정에 섰다.
라비와 나플라, 김씨 측 법률대리인은 모든 공소 사실을 인정해 이날 바로 결심이 진행됐다. 검찰은 라비에 징역 2년, 나플라에 징역 2년 6월을, 김씨에게도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나플라 변호인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성장기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내고 가수 꿈을 이루기 위해 혼자 한국에 와 외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조언을 해 줄 어른이 없던 점이 이 사건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큰 아픔이 있던 점이 변명이 되거나 선처 사유 안 되더라도 성장기 특성을 감안해달라"고 요청했다.
최후진술에서 나플라는 "저는 미국과 한국의 이중국적자입니다"라며 준비한 글을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울먹였다. 나플라는 "음악으로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2016년에 한국으로 들어왔다. 어렸을 때부터 미국 문화에 익숙하던 저에게 한국의 문화는 낯설고 새로운 것들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 밑바닥부터 성장했다. 점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쇼미더머니'라는 기회를 통해 인기를 얻게 됐다. 어렵게 얻은 인기라 너무나도 소중했다"며 마음 속에 늘 군대 문제가 걸렸다고 했다.
나플라는 "'쇼미더머니' 우승하고 얼마 되지 않아 계속해서 입영 통지서가 날아왔다. 나이가 많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었고, 갑자기 입대해 활동이 중단될 경우 인기가 사라져버릴까봐 너무 두려웠다. 그리고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의 군 복무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며 "우연히 알게된 (브로커) 구씨의 말에 따르면 군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제 잘못이 얼마나 큰지 절실히 깨달았다"며 "성실히 병역 의무를 하고 있는 분들, 저를 사랑해준 분둘, 우울증 환자들에게 얼머나 큰 상처를 준지 알게 됐고, 제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슬픔을 줬는지 깨달았다"며 눈물을 보였다.
나플라는 "저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죗값을 받겠다. 단 한번의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병역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며 말을 마쳤다. 이날 나플라는 준비한 글을 읽는 내내 울먹이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라비와 나플라에 대한 선고 공판 기일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사진=그루블린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