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문동주가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호투하며 팀의 시즌 첫 승 발판을 놨다. 현재와 미래를 모두 기대하게 하는 투구였다.
문동주는 지난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5이닝 1피안타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시즌 개막 후 3연패를 당한 한화의 첫 승이기도 했다.
총 투구수 70개로 효율적이었다. 직구는 최고 159km/h, 최저가 151km/h였을 정도로 강력했다. 여기에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면서 삼성 타선을 묶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은 선수고, 한국 야구팬분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부분들이 훨씬 많은 선수"라고 극찬했다. 다음은 문동주와의 일문일답.
-경기 전에 마음가짐을 남다르게 했다고 했는데. 팀이 연패 중이라 부담스럽진 않았는지.
▲시범경기를 했다고 해도 그래도 남다른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다.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시범경기니까, (와닿는) 느낌이 좀 작았던 것 같다. (연패는) 솔직히 조금은 생각은 했었는데, 그것보다는 내가 나가는 첫 등판이었던 게 더 걱정이 컸던 것 같다.
-그래도 웃으면서 준비하던데.
▲원래 성격 자체가 긴장을 많이 하거나 그런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래도 원래대로 재밌게 잘 준비했다. 뭔가 조금 달랐다면 긴장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을 텐데, 막상 또 그렇진 않았다.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이닝을 처음부터 정해놓고 던진 건지. 5회에 내려오기 아쉽지는 않았나.
▲사실 잘 모른다. 감독님께서 하라는 대로, 이제 끝났다고 하시길래 '네 알겠습니다' 했다. 그때 워낙 정신이 없어서 더 던지고 싶은 욕심은 없었던 것 같다. 일단 내가 한 회, 한 회 무조건 잘 막아내야 한다는 책임감, 그리고 내가 막아내고 싶다는 그런 마음이 컸어서 긴장을 늦추지 말자는 생각으로 모습을 유지하려고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70구를 던진 뒤에는 몸 상태는 어땠는지.
▲스피드도 크게 안 떨어졌고, 트랙맨 수치를 봤는데 5회 때도 계속 153km, 154km 이렇게 나왔더라. 사실 그게 작년, 재작년까지만 해도 최고 구속이 나오던 스피드인데 이게 5회에도 나오는 걸 보니 내가 던지는 요령도 생겼고, 확실히 좋아졌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던지면서 힘이 떨어졌다는 생각은 크게 안 했던 것 같다.
-조금만 날이 풀려도 160km/h 바로 나올 것 같다.
▲날이 좋아지면 아마 내 힘도 많이 쓴 상태일 거다. 스피드는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닌 걸 느끼고 있다. 내가 욕심 낸다고 크게 달라지거나 그런 건 없기 때문에 한 구, 한 구 더 의미 있게 던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
-커브를 많이 던졌는데, 계획된 건지.
▲계획하지는 않았는데, 커브를 원래 많이 던졌고 커브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 캠프 기간 하면서 많이 연습을 했다. 나는 직구가 강점인 투수이기 커브를 많이 사용하면서 역이용한 게 도움이 됐다. (최)재훈 선배님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많이 맞춰주시기도 했고, 선배님과 공부를 많이 하고 들어갔던 것도 도움이 됐다.
-더그아웃에서도 타자들을 공부하던데.
▲사실 크게 많이 보진 않았다. 마운드에서는 그렇게 막 생각하진 않는데, 데이터를 보고 상대를 알고 들어가기 때문에 그래도 나만의 불안감을 덜 수 있어서 멘탈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솔직히 내가 상대 약점을 확실하게 안다고 해서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공을 그렇게 던질 수는 없기 때문에 그냥 그런 기분이 더 큰 것 같다.
-김범수 선수에게 멘탈 도움을 받는다고 하더라.
▲범수 형이 '독서왕'이다. 책을 진짜 자주 읽는데 나도 범수 형이 읽은 책을 보고 있다. 그리고 범수 형이 책에 메모를 해놓는다. 좋은 부분에는 형광펜으로 체크도 해놓는다. 항상 '너는 그러니까 안 되는 거야' 하면서 '츤데레' 식으로 얘기하면서 따뜻하게 많이 알려주신다. 맨날 같이 방에 있다 보니까 그런 얘기를 많이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작년 첫 경기랑 올해 첫 경기를 비교해 보면.
▲작년 첫 경기는 솔직히 아무 생각 없이 던졌던 것 같다. 이번에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공격적으로 피칭을 했다. 작년 첫 경기도 공격적이긴 했지만, 결이 달랐다. 아무 생각 없이 던지는 게 아니라 '왜 이렇게 던져야 되는지'를 알고 던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첫 단추를 잘 뀄는데, 앞으로의 목표는.
▲작년 마지막도 그렇고 지금 처음도 그렇고 되게 좋은데, 시작하기 전에 안 다치고 기세를 잘 몰아서 가는 게 목표였다. 지금 그래도 잘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목표를 잘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지금처럼 똑같이 잘 준비하려고 한다.
사진=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