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시즌을 곧바로 시작해도 될 정도로 좋은 공을 뿌린다."
두산 베어스의 2023 시즌 뒷문을 책임질 홍건희가 사령탑의 무한 신뢰 속에 오는 4월 1일 정규리그 개막전을 준비한다.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구위에서 합격점을 받고 사실상 마무리 투수로 낙점됐다.
홍건희는 지난 21일 KT 위즈와의 수원 원정 시범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롯데 자이언츠전, 15일 NC 다이노스전까지 시범경기 시작 이후 3경기 3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등판 때마다 완벽투를 선보이고 있다.
홍건희가 쾌조의 컨디션을 뽐내면서 이승엽 두산 신임 감독은 2023 시즌 운용 고민 하나를 덜었다. 부상 등 변수만 없다면 홍건희가 개막전부터 클로저 역할을 맡게 된다.
이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과 개막 엔트리, 야수 베스트9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끼고 있지만 마무리 투수는 홍건희로 마음을 굳혔다.
이 감독은 24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 원정 시범경기를 앞두고 "마무리 투수는 밖에서 보는 사람들의 생각과 내 생각이 다르지 않을 것 같다"며 "홍건희의 KT전 투구는 곧바로 시즌을 시작해도 될 만큼 좋은 공을 뿌렸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홍건희에게 마무리는 낯선 보직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시즌 중반 이후 셋업맨에서 클로저로 위치가 격상돼 18세이브를 수확했다. 140km 중후반대 빠른공과 공격적인 투구 성향이 마무리 투수로서는 제격이라는 게 두산 내부의 평가다.
다만 시즌 시작부터 마무리 투수로 출발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팀 상황에 따라 9회 세이브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던 것과 다르게 2023 시즌은 클로저라는 확고한 위치에서 개막전을 맞이한다.
시범경기 기록으로 나타나듯 홍건희는 순조롭게 개막을 기다리는 중이다. 코칭스태프의 배려 속에 지난 2월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기간 다른 투수들보다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이 감독과 정재훈 두산 투수코치는 홍건희가 최근 3시즌 동안 팀 내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193이닝을 던진 탓에 훈련량과 실전 투입 시기를 세심하게 조절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이 감독은 "홍건희가 스프링캠프 초반에는 페이스가 조금 느리게 올라온다고 생각했는데 막바지부터 굉장히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스스로 몸을 잘 만들어서 본인이 원하는 컨디션을 딱 잘 맞췄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또 "홍건희도 이제 본인의 위치에서 책임감을 느낄 시기가 됐다. 부담감보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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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