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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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감독에 이어 흥행 기록까지 화려한 행보를 보이는 '더 글로리'가 남긴 의미는 무엇일까.
지난 10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시즌2가 공개됐고, 모두가 기대했던 결말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기다렸던 '더 글로리' 파트2는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의 유일한 차트인 주간 TOP10에서 1억 2446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비영어권 TV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언어와 장르 부문을 통틀어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화제가 된 것은 '더 글로리' 작품 자체만이 아니다. "멋있다, 연진아", "알아들었으면 끄덕여" 등 대사 하나하나 다양한 유행어를 생성한 출연 배우들 또한 화제성을 장악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3월 2주차 굿데이터 TV-OTT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는 임지연과 송혜교가 화제성 점유율 4.2%를 기록하며 소수점 차이로 1,2위를 다퉜고, 이도현과 정성일, 박성훈, 박성훈이 2위부터 6위, 김히어라 또한 8위에 올랐다.
모든 배우들이 인생 연기를 경신했다는 평을 받은 '더 글로리'는 짜임새 있는 결말과 더불어 호평을 낳았다.
하지만, '더 글로리' 공개와 동시에 서사가 아닌 의외의 파격적인 이슈들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더 글로리' 시즌2 공개 바로 전날인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더 글로리'의 연출을 맡은 안길호 감독의 학교폭력 폭로글이 화제가 되며 학폭 논란이 불거졌다. 익명의 제보자 A씨는 자신이 집단 구타 등 피해 사실 당했다며 글을 게재했다.
결국 '더 글로리' 파트2가 공개된 지 이틀이 지난 12일, 안길호 감독의 변호사 측은 "타인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줬다"며 학폭 가해자임을 인정했다.
학교폭력을 다루고, 이를 응징하는 내용으로 인기를 끈 '더 글로리'의 제작자가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니,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응원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던진 작품은 감독의 학폭 인정으로 찝찝하게 물들었다. 완벽할 줄 알았던 김은숙의 '학폭 복수극'은 안 감독의 과거로 불명예가 묻어 많은 아쉬움을 낳았다.
또한 '더 글로리'의 서사가 아닌 여배우의 1초 노출신이 공개 직후의 모든 화제성을 가져갔다. 최혜정 역의 배우 차주영이 적나라한 상반신 노출을 선보인 것.
'더 글로리' 모든 회차를 통틀어 제일 수위가 높던 그 장면에 네티즌들은 '누가 봐도 CG다', '엔딩 크레딧에 혜정 대역이라고 떡하니 써 있다' 등의 설전을 벌이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결국 '혜정 대역'이라고 쓰인 배우를 찾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결국 가슴 대역으로 오해를 받은 한 모델은 "저 아닙니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까지 했다. 차주영 또한 인터뷰를 통해 "궁금해 하는 필요 부위는 CG처리가 맞다. 나도 준비가 돼 있었다. 셔츠 부분은 내 몸이 맞고 거기에 CG를 입힌 것"이라며 노출신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 스토리보다 더 주목을 받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글로리' 이슈들이 지나간 후에도 여전히 서사로 화제가 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이고 왜 그럴까.
이에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최근 한국에 복수극이 굉장히 많이 나왔다. 이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이는데, '더 글로리' 복수극은 다른 지점이 많았다"며 '더 글로리'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그는 "보통 복수극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이다 결말'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냐. 그런데 '더 글로리'는 복수 자체가 피해자들에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라는 것과 피해자가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더 글로리'는 복수의 과정이 쉽지 않으며 그것이 곧 사회문제를 드러낸다는 것. 정덕현 평론가는 "이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처벌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는 걸 드러낸다"고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해석했다.
'더 글로리'는 복수의 모든 면을 보여준다. 폭력의 희생자들이 향후 어떻게 살아갈지까지 나오며 보는 이들에게 주는 여운을 배가시킨다.
사실 '더 글로리'에는 학폭 피해자 뿐 아니라 가정폭력, 범죄자로부터 계속 고통을 당하는 피해자의 유족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정덕현 평론가는 "이런 인물들이 어떻게 같이 연대해서 설 수 있는가, 그 '연대'하는 부분들이 다른 복수극들과는 다른 점이다"라고도 설명했다.
또한 '더 글로리'는 시즌제를 향한 재평가를 이끌었다. 파트1으로 얻은 화제성을 잃지 않으면서 불어난 기대감을 파트2에서 제대로 풀어내며 더욱 호평을 받았다.
정덕현 평론가는 시즌제로 공개된 '더 글로리'에 대해 "'더 글로리'는 오히려 파트를 나눈 것이 폭발력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더 글로리'는 긴 시간을 자랑하는 시리즈물이다. 복수가 바로바로 진행되고 가해자가 즉각적으로 응징을 받지 않는 작품의 특성상 이를 한 번에 보면 피곤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여기에 파트1에 밀리지 않는 탄탄한 스토리로 승부하는 파트2가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결국 학폭 논란과 노출로 이어졌던 '더 글로리'는 아쉽게 얼룩진 이슈지만, 배우들 뿐 아니라 시즌제, 복수극의 다양성 등 많은 요소들을 파격적으로 재발견하게 했다. 복수의 결과가 아닌 과정과 공감에 집중하게 했던 힘, 이것이 우리가 '더 글로리'에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사진 = 넷플릭스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