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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어스' 6700년 전, 제주도 구석기인 앞 날벼락의 정체는 성산일출봉?

기사입력 2023.03.17 16:01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30억년에 걸친 드라마를 담은 KBS의 대기획, 5부작 자연사 다큐멘터리 ‘히든 어스-한반도 30억년(이하 히든 어스)’가 4회 ‘화산비 내리던 밤’에서 드디어 인류의 시대가 시작된 신생대 지질 여행을 떠났다. 우리 조상들이 이 땅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이를 파헤치는 여행은 ‘화산섬’ 제주도에서 시작됐다.

16일 방송된 ‘히든 어스’는 1만 8천 살의 제주도 수월봉, 카펫을 켜켜이 쌓아 놓은 듯이 선명한 지층을 찾아갔다. 프리젠터 우경식 교수는 “신생대의 지질여행을 여기서 시작한다”며 “화산 폭발 당시를 생생히 드러내고 있는 수월봉은 지질학자에게 환상적인 존재”라고 설명했다.

화산재가 쌓인 수월봉의 지층에 박힌 크고 작은 돌무더기 ‘화산탄’은 화산의 분화구 쪽 방향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었고, 화산암편이라고 불리는 작은 알갱이에 화산재가 잔뜩 묻은 모습은 수월봉이 물 속에서 폭발한 ‘수성화산’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실제로 수월봉 앞바다에서는 해녀 겸 지질해설사 장순덕 씨가 분화구가 폭발한 자리를 알려주며 “굉장히 깊다. 분화구가 엄청나게 컸겠죠”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수성화산체인 성산일출봉으로 이동해서는, 6700년 전 성산일출봉이 생겨났을 때의 상황을 재구성했다. 평범하던 일상 속, 제주도에 살던 구석기인들의 눈앞에서는 느닷없이 지각이 흔들리고, 굉음과 함께 잿빛 화산재가 치솟았다. 그리고 바다 한 가운데에는 갑자기 화산체가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성산일출봉에는 결이 어긋난 퇴적층이 3개 있어, 최소 3차례의 화산 분출이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애초에 세 개의 분화구였던 성산일출봉은 긴 침식을 거쳐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된 것이었다. 

이후 우경식 교수는 지금도 화산 폭발을 직접 목격할 수 있는 땅인 아이슬란드로 이동했다. 그는 “아이슬란드는 거대한 유라시아판과 북아메리카판이 벌어지는 중심에 있기 때문”이라며 약 60여년 전 수성화산체가 만들어진 뜻깊은 현장을 찾았다. 아무것도 없던 수성화산의 땅에는 바람과 새의 도움으로 작은 씨앗들이 날아왔고, 식물들의 뒤를 동물들이 따르며 다시 생명체들이 살아가기 시작했다. 우 교수는 이 곳에서 “지구가 처음 시작했을 때. 그 원시 시대에 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라며 가슴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지질 여행은 다시 제주도에서 계속됐다. 제주도에서 가장 젊은 3700살 송악산의 지층에는 뚜렷한 사슴 발자국과 새의 발자국, 태풍의 흔적을 비롯한 당시의 날씨까지 세세하게 기록돼 있었다. 또 실제로 화산 분출을 봤을 것으로 생각되는 사람의 바닷가를 따라 걸어간 발자국까지 선명했다.

이후 ‘히든 어스’의 카메라는 250만년 전 동해에서 솟아오른 화산섬 울릉도에도 어김없이 있는 주상절리, 그리고 울릉도 아래 수심 2000m의 바다 아래를 살펴본 뒤 제주 수월봉 인근의 ‘고산평야’로 복귀했다. 제주도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고산평야는 화산재로 만들어진 땅으로, 장순덕 씨는 “돌이 품고 있는 미네랄이 천연 비료 역할을 해 준다”며 “이렇게 비옥한 땅을 준 화산재가 고맙다”고 말했다. 

프리젠터 우경식 교수는 “우리의 모든 삶터는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이라고 평하며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땅, 100만 살에 달하는 용머리의 오래된 화산암을 살펴보며 한반도 신생대 지질여행을 마쳤다. 우리가 딛고 있는 이 땅이 바로 우리의 기반이었음을 전하는 KBS의 대기획, 5부작 자연사 다큐멘터리 ‘히든 어스-한반도 30억년’은 매주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히든 어스’는 23일(목) 최종회 ‘서울의 탄생’을 통해 우리 발 밑의 땅에 대한 마지막 여행담을 전한다. 

사진 = KBS 2TV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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