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결국 수치스러운 춤을 추는 자는 누구인가. 극 중 임지연의 결말이 화제다.
뜨거운 화제 속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1,2 전편이 모두 공개되며 막을 내렸다. 잔혹하고 비열한 등장인물들의 행보와 처참한 그들의 결말이 많은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이와 관련해 극 중 주요 빌런이었던 박연진(임지연·신예은 분)의 결말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더 글로리' 파트1 첫회, 어린 연진은 어린 동은(정지소)를 향한 학교폭력을 주도한다. 어린 연진은 어린 동은의 집에 들어와 술판을 벌이며 그가 모은 저금통으로 협박을 가한다.
고데기 열 체크 등으로 물리적인 폭력을 가하던 연진은 동은에게 "우리 술 마실 동안 춤 춰봐. 그럼 이 돈은 안 건들게"라며 "춤추라고. 음주 가무에 음주만 있고 가무가 없잖아"라고 이야기한다.
"넌 지금 되게 엉망진창이야. 근데 자존심을 세우잖아? 그럼 더 되게 되게 되게 엉망진창이 된다? 그러니까 춤추라고 수치스럽게"
동은을 비웃은 연진. 그는 "싫으면 방법이 있다. 오늘 문동은은 다리가 예쁘네"라고 덧붙이며 춤을 추지 않으면 다리에도 화상을 입힐 거라며 눈동자를 까맣게 빛낸다.
거북이의 '빙고' 노래가 흘러나오고, 동은의 고통스러운 비명이 이어진다. 이어 동은은 깨끗했던 다리에도 생긴 화상 흉터를 문지르며 하얗게 내리는 눈 속 오열하는 장면이 비춰진다.
물리적 폭력을 당함에도 가해자 패거리 앞에서 수치스러운 춤을 추지 않은 문동은(송혜교), 그는 꺾이지 않은 채 복수를 다짐하며 성인이 된 박연진 앞에 등장했다.
꺾이지 않은 학교폭력 피해자는 문동은 뿐만이 아니다. 18년 간 억울함을 호소하며 처리되지 않은 시체의 주인공, 윤소희(이소이) 또한 박연진에 맞섰다.
윤소희의 죽음의 진실이 밝혀지는 에피소드에서 연진은 자신과 같은 옷을 입었다는 윤소희에게 뺨을 때리며 "벗어라"라며 협박을 한다.
"제발 그만해. 나 이제 너 안 무서워. 너 자체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네 돈이 무서웠던 거야"
하지만 윤소희는 "너도 참 불쌍해. 그래서 내가 너 용서해 줄게, 나는 너보다 나은 사람이니까"라며 연진에게 돌직구를 날린다.
이에 분노한 박연진이 윤소희 옷에 불을 냈고, 연진의 밀침에 소희는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부당함에 맞선 그의 죽음은 곧 박연진에게 수치스러운 춤을 추게하는 요소로 탈바꿈한다.
윤소희와 손명오(김건우) 살인죄로 수감된 박연진. 그는 자신의 엄마에게도 버림을 받은 채 쓸쓸히 수감생활을 이어간다. 자포자기한 연진에게 "예쁜아, 내일 날씨 뭐야"라며 그를 비웃는 수감자들의 조롱이 이어진다.
박연진은 눈에 눈물이 맺힌 상태로 자신의 죄수복 매무새를 고치며 기상캐스터를 흉내낸다. 현직 기상캐스터 박연진인 것처럼 연기를 하는 그는 날씨를 능숙하게 읊으며 '수치스러운 춤'을 춘다.
결국 이들의 눈요깃거리가 되는 중 눈물을 떨군 박연진, "날씨가 왜 슬퍼"라며 깔깔거리는 수감자들이 그의 밑바닥을 더욱 초라하게 장식한다.
한때 수치스러운 춤을 요구했던 가해자 박연진, 불응했던 피해자들을 향한 죗값을 치루며 집단따돌림의 피해자로 전락한 박연진. 그는 이에 맞설 생각 조차도 하지 못하는 환경에 놓였다.
연진은 자신을 두려워했던 피해자들과 달리 괴롭힘에 순응하며 파멸한다. 피해자 윤소희는 '나는 너보다 나은 사람이니까'를 결말로써 완벽히 증명했다.
첫회부터 연진은 자신의 파멸을 향해 달렸다. 최종회까지 이어진 그의 몰락에 네티즌들은 "이게 진정한 엉망진창", "그렇게 괴롭히더니 혼자 굴복했네", "완벽한 수미상관이다"라며 깔끔한 결말에 열광했다.
"왜 없는 것들은 권선징악, 인과응보만 있는 줄 알까"라던 박연진. 모든 걸 잃고 '없는 것'이 된 그가 많은 이들에게 메시지를 남겼길 기대해본다.
사진 = 넷플릭스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