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엑's 인터뷰③]에 이어) '믿보배' 장영남이 연기에 대한 고민을 전했다.
장영남은 10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앤드마크 사옥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 종영 인터뷰를 나눴다.
지난 5일 종영한 '일타 스캔들'은 입시지옥에 뒤늦게 입문한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 남행선(전도연 분)과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에서 별이 된 일타강사 최치열(정경호)의 달콤쌉싸름한 스캔들을 그린 드라마.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평균 17%, 최고 18%를 기록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극중 장영남은 변호사이자 이희재(김태정), 이선재(이채민) 두 아들을 둔 열혈 입시맘 장서진으로 분해 열연했다. 빌런 아닌 빌런으로 몰입을 이끌었던 장영남은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들들과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훈훈한 결말 이후 남편과의 서사, 김선영(조수희 역)과의 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장영남은 "그렇게 디테일하게 상상은 안 해봤던 것 같은데 지금 막 부랴부랴 해야될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극중) 선영 씨랑 좀 편해졌다고 하지만 그건 선영 씨 입장인 거 같고 장서진은 장서진대로 살았을 것 같다. 포도씨를 뱉고 싸우진 않겠지만"이라고 말하며 입담을 자랑했다.
또 장영남은 "마지막에 장서진이 '선재는 로스쿨 가기 싫대. 선재가 싫으면 나도 싫어'라고 하지 않나. 근데 말은 그렇게 하는데 속은 많이 쓰릴 것 같다. 그냥 혼자 '받아들여' 할 것 같다. 술도 완전히 끊지는 못하고 계속 마시고 있을 것 같다. 오히려 진짜 진짜 더 힘들게 노력하면서 지내고 있을 것 같다. 자기가 아닌 모습을 자기인 것처럼 만들면서 살아야 하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남편이랑도 알콩달콩 살 것 같진 않다. 자기 일 하고 필요할 때 만나서 아이들 얘기하고 각자의 삶을 존중하면서 살 것 같다"고 덧붙여 흥미를 높였다.
극중 히키코모리 첫째 아들, 마음대로 되지 않는 둘째 아들과 갈등을 겪었던 장서진은 희재의 방문을 두드리는 신에 대해 "매일 잠궈서"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장영남은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감정을) 덜 표현하려고 개인적으로 많이 눌렀다. 삭이면서 표현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이 정도로 표현해도 되나?' 의심되기도 했다. 옛날에는 즉각적으로 나오는 게 연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근데 요즘에는 '화난다고 이렇게 소리를 지르나? 보통 참다 참다 아닌 척 하다가 표현을 하지 않나?' 싶다. 침착하기가 키워드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믿고 보는 배우' 장영남은 인터뷰 내내 연기에 대한 고민과 의심을 털어놓았다. 그는 "40대 때 고민이 많았다. 스스로 느낀 것 같다. 30대 때는 내가 하고 싶은대로 다 했다. 표현이든 뭐든 모든 게 다 직접적이었다. 근데 어느 순간 제 자신이 부담스럽고 거짓말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 40대 때 그런 게 힘들었다. 내 연기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게 됐다. 캐릭터를 바라볼 때, 느긋함은 아니겠지만 약간의 여유로움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 결국엔 연기가 사람들한테 보여지는 거긴 하지만 '나를 너무 푸시(push)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덜 표현하는 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이런 걸 예전부터 하셨던 분들이 있는데 저는 늦게 깨달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타 스캔들'은 장영남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장영남은 "새로운 활력을 준 작품, 용기를 준 작품인 것 같다. 저희는 하다 보면 의심을 많이 하게 되지 않나. 저는 의심이 많은 편이다. 뭘 하나를 해도 집요할 정도로 '괜찮을까?'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일타 스캔들'이 '영남아 괜찮아. 수고했어. 다음 거 또 잘해보자' 하고 나를 격려해줄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장영남에게 만족도를 물었다. 장영남은 "100점이라고 하겠다. 제 캐릭터에 대한 점수가 아니라 '일타 스캔들'에 대한 점수다. 너무 행복했던 현장이었다.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며 애정을 전했다.
사진=앤드마크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