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SM 경영권 인수를 둘러싼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카카오는 7일 오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의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SM 지분 공개매수를 알렸다.
카카오는 이날부터 26일까지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 지분을 주당 15만원에 공개 매수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는 공개매수를 통해 35%의 지분을 추가 취득, 총 39.9%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SM의 오리지널리티를 존중하고, 독립적 운영을 보장할 계획"이라며 "소속 아티스트 및 임직원의 이탈없이 기존 SM엔터테인먼트의 핵심 경쟁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SM의 음원, 아티스트 IP와 결합한 글로벌 음원 유통 협력, 글로벌 아티스트 공동 기획,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IT 자산과 SM IP의 결합 시너지 등을 언급하며 "양사가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K컬쳐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날 오후 SM은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지지를 표명한다"며 "SM 고유의 전통과 정체성을 존중하고 자율적/독립적 운영과 아티스트의 연속적/주체적 활동을 보장하며, 3월 31일 주주총회에서 SM 경영진이 추천한 독립적 이사회를 지지하는 카카오가 SM 3.0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한 최적의 수평적, 전략적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하이브는 SM 최대 주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한 뒤, SM 발행주식 총수의 25%(595만1천826주)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1일까지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또 지난 3일에는 법원이 이수만이 SM 현 경영진 등을 상대로 낸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에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매입하려던 계획이 무산돼 하이브 측이 우위를 선점했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부터 SM 주가가 하이브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기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번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 수는 4주뿐이다.
하이브는 이수만으로부터 넘겨받은 14.8%에 풋옵션이 걸린 그의 잔여 지분 3.65%, 공개매수 확보 지분을 더해 19.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카카오의 인수전 완주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바.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하이브와의 격차는 더 생겼으나, 하이브의 공개 매수 실패 후 카카오는 다시 한번 총 공세에 돌입했다. 더욱이 최근 카카오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1조2000억원 투자를 유치한 만큼, 탄탄한 자금력으로 공개 매수를 선언했다. 이번 공개 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는 하이브를 제치고 SM 최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다만, 하이브가 이에 맞서 더 높은 가격으로 대항 공개 매수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다시 한번 불 붙은 인수전에 SM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한편, 하이브의 공개매수 청약 마감날이던 지난달 28일 SM 주식을 장내에서 대량 매수한 기타법인이 카카오로 드러났다. 이에 금융감독당국이 카카오의 매집행위가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사진=카카오, SM, 하이브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