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6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측은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제작진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협력 연출 라이너 프리드(Rainer Fried), 협력 안무 데리 베니(Denny Berry), 에스앤코 대표 신동원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신동원 프로듀서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작품이다. 한국어로 공연되기를 갈망했다. 오랜만에 준비한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일 시간이 다가온다는 실감이 난다"고 말문을 열었다.
라이너 프리드 연출은 "세 번째 한국어 공연을 올리기 위해 한국에 왔다. 너무 기쁘다. 한국 배우들, 가수들, 무용수들과 공연을 올릴 수 있어 굉장히 기쁘다"고 밝혔다.
‘오페라의 유령’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세계적인 명작으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오페라의 유령과 프리 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가면 속 감춰진 러브 스토리다. 세계 188개 도시에서 1억 4천 5백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 7개의 토니상과 4개의 올리비에 상을 포함한 70여 개의 주요 상을 받았다.
30일 부산에서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을 앞두고 있다. 30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부산 한국어 초연으로 막을 올리며 7월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다.
객석으로 곤두박질치는 1톤의 샹들리에를 비롯해 토니상을 받은 마리아 비욘슨의 시대의 유산으로 불리는 웅장한 규모와 아름다운 디자인의 세트 등 1988년 제작된 초연 당시의 오리지널 세트를 볼 수 있다.
오페라의 유령 역에는 조승우, 김주택, 전동석이 캐스팅됐다. 크리스틴 역은 손지수, 송은혜가 맡았다. 라욱 역은 송원근, 황건하가 출연한다.
윤영석(무슈 앙드레), 이상준(무슈 피르맹), 김아선(마담 지리), 이지영, 한보라(칼롯타), 박회림(피앙지), 새롭게 합류한 조하린(멕 지리) 등도 함께한다.
라이너 프리드 연출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음악, 연출, 안무, 세트와 의상 디자인이 합쳐진 걸작이어서 오래 사랑 받았다. 세계의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작품이다. 스토리 자체가 국적과 관계없이 모든 관객에게 공감을 일으킨다. 감정의 깊이로만 보면 인물이나 작품의 감정 상태, 공감대 등 많은 관객과 큰 유대감을 형성한다. 관객 자신도 모르는 감정을 깨우는 작품이다. 이를 성공적으로 이뤘기 때문에 한국에서만 세 번째로 공연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이렇게 자주 공연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2001년에 첫 번째 한국어 공연을 올렸다. 그 당시 뮤지컬 업계를 보면 굉장히 작았던 거로 기억한다. '오페라의 유령'을 시작으로 뮤지컬 붐이 일어나면서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하게 성장했다. '오페라의 유령'으로 시작된 것이 자랑스럽다. 연출님이나 오리지널 팀들도 자랑스러운 마음이다. 한국어 공연 두 번, 투어는 세 번으로 다섯 번이나 올라간 건데 독특한 상황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많이 공연된 적이 없다. 2019년에 한국에 왔을 때 기자간담회에서 '오페라의 유령'과 한국 관객은 연애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이제는 결혼했다고 말할 수 있다. 다른 뮤지컬과 연애를 할 때도 있지만 돌아오는 건 '오페라의 유령'이라며 재치있게 비유했다.
데리 베니 안무가는 "한국을 방문한 건 처음이다. 한국 배우들과 연습할 수 있어 굉장히 행복하다. 이야기 자체가 시간과 국적, 나라에 구애받지 않는다. 우리 중에 사랑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거절을 당할까봐 두려워하지 않아본 사람도 없을 거다. 사랑과 거절의 두려움 등 깊은 감정을 다룬 작품이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문화적으로 세대를 뛰어넘기 때문에 공연장으로 오셔서 나의 이전 세대도 우리와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걸 깨달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신동원 프로듀서는 "13년 만에 너무 오랜만에 찾아온 작품인데 해외에서는 자주 공연한다고 평가되는 게 재밌다. 코로나19로 멈췄을 때도 '오페라의 유령'을 세계에서 한국에서만 공연했다. 대한민국 공연계가 세계의 이목을 받은 적 있다. 이를 기점으로 한국의 많은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성과를 내면서 이 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페라의 유령’이 단일 공연을 하기 어려운 이유는 한 시즌을 준비하려면 인터내셔널 투어로 5년, 10년을 보고 한 프로덕션을 준비하는 게 보통이다. 한 시즌을 위해 세계 스태프가 참여하기에는 제작비나 일정 면에서 너무 어려워 엄두를 낼 수 없다. 그렇지만 그런 세계의 관심과 한국에서 한국어 공연을 해보고 싶다고 했을 때 제작사에서도 흔쾌히 해보자 해서 성사됐다"고 덧붙였다.
신 프로듀서는 "‘오페라의 유령’은 투어든 한국어 공연이든 모든 비용과 노력은 똑같이 들어간다. 한국 공연이 짧은 기간에 성사될 수 있었던 건 원 제작사의 결정도 있지만 한국 공연에 대한 위상이 높아진 걸 보여준 것이어서 고무적이다. 어떻게 하면 오리지널리티를 보여줄 수 있을까에 초점을 뒀다. 30년 장인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 공연을 장기적으로 계획한 것에는 오랜 고민이 있었다. 지역 공연을 활성화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이런 공연을 수용할 공연장이 없었다. 지금은 부산에 드림씨어터라는 뮤지컬 전용 극장이 생겼고 2019년 이후에 세계적인 공연을 하면서 관객의 니즈가 충족됐다고 생각했다. 부산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남부를 책임지는 작품으로 '오페라의 유령'이면 되겠다 싶었다. 한 마을이 움직이듯 200여명이 6개월간 상주한다. 부산 시장이 서울 못지 않은 뮤지컬 시장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라이너 프리드 연출은 "이번 프로덕션은 한국분들이 알고 사랑하는 프로덕션이어서 사실 큰 변화는 없다. 연출과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이 만든 프로덕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리지널 프로덕션을 선보이기 위해 왔다는 점이 자랑스럽기 때문에 해가 되지 않도록 연습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한국어 공연의 매력은 한국 배우들과 작업했다는 점이다. 한국분들 특유의 열정을 가진 배우들이다. 이 작품에 어울리는 깊은 감정을 소유해 작업이 흥미진진했다. 굉장히 흥미롭기도 하면서 설레기도 한 연습과정이다. 각 나라 배우들과 일을 하다 보면 이들의 감정이나 문화 때문에 작품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기도 하다. 한국 배우들과 또 다른 접근 방식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즐겁게 연습했다"고 전했다.
데니 베리 안무가는 "질리안 린 안무가와 세계를 다니며 35년간 프로덕션을 올렸지만 새 프로덕션을 올리기 위해 새로운 나라에 가면 그 캐스트를 위해 선물을 남겨두고 간다. 안무적으로나 연출적으로나 배우들과 프로덕션이 어울리도록 살짝 변화를 준 바 있다. 35년간 브로드웨이 공연을 올리면서 여기에 플러스로 선물을 남기고 간다. 이 공연만의 독특함을 만들려고 많이 노력한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뭐가 달라졌는지 찾아보는 것도 굉장히 특별할 거다"며 귀띔했다.
사진= 오페라의 유령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